CBDC·스테이블코인 대신할 수 있는 실시간 결제 시스템…블록체인 기술은 미포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및 스테이블코인의 대안으로 추진해온 실시간 결제 시스템 ‘페드나우(FedNow)’를 오는 7월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3월 15일 발표를 통해 페드나우가 미국 재무부를 포함한 다양한 규모의 금융기관들이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설명하며, 4월 첫째 주부터 참가 기관 대상의 인증 절차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연준은 “얼리 어답터는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고객 테스트와 인증 프로그램을 완료해 실시간 거래를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드나우는 블록체인 기술 없이 몇 초 안에 실시간으로 거래를 정산할 수 있는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다. 연방준비은행이 직접 운영하며, 민간 은행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클리어링하우스’의 RTP 네트워크와 차별화된다.
2019년에 처음 발표된 페드나우는 송금인이 연준의 계좌를 통해 수취인에게 자금을 전달해 24시간, 연중무휴 실시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며, 사기 방지 기능도 탑재된다. 연준은 향후 가능한 많은 금융기관의 온보딩을 추진해 즉시결제 시스템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연준은 “이번 출시는 금융기관이 경제 전반에서 고객의 실시간 결제 수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SEN·SigNet 폐쇄 이후 대체 기대
연준의 페드나우 출시는 민간 결제망의 잇따른 붕괴 이후 등장했다. 실버게이트의 SEN(Silvergate Exchange Network)은 최근 은행 파산으로 운영이 중단됐고, 시그니처 뱅크의 SigNet 역시 은행 강제 폐쇄 이후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드나우는 규제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안정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에 의존해온 암호화폐 산업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DC보다 빠른 현실화
연준은 CBDC 발행 여부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전 연준 부의장은 지난해 5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CBDC 개발에는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페드나우가 그 기능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올해 3월 9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미국판 CBDC는 “아직 결정 단계에 있지 않다”며 “현재는 초기 실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페드나우에 대해 “매우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내 실시간 결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