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친 암호화폐 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중국은 수년간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엄격하게 규제해 왔지만, 미국에서 친 암호화폐 성향의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기존 입장을 재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23일 더블록이 보도했다.
지난 9월, 주 광야오 전 중국 재무부 차관은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암호화폐가 디지털 경제 발전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자본 시장에 미치는 위험과 잠재적 피해를 충분히 이해해야 하지만, 국제적인 변화와 정책 조정을 고려할 때 디지털 경제 성장의 중요한 측면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전 차관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암호화폐 규제 정책과 비교하며 암호화폐 가치의 변동성이 국제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올해 미국은 “상당한 정책 변화”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재경대학의 덩 젠펑 법학 교수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가상화폐 분야에서 불법 행위가 많이 발생하지만, 그것이 중국 블록체인 개발을 저해하는 주된 이유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덩 교수는 규제 당국이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제 동향을 관찰하여 단순히 주제를 회피하는 대신 기술을 더욱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규제 단속의 배경
암호화폐 규제 단속의 배경에는 암호화폐가 불법 행위에 악용될 가능성, 즉 중국 규제 당국이 오랫동안 우려해 온 금융 위험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암호화폐 투기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도박, 자금 조달 사기, 다단계 사기와 같은 불법 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엄격히 금지함으로써 국내 금융 안정을 보호하고 시스템적 위험을 예방하고자 했다.
P2P 대출 위기 이후 암호화폐는 불법 자금 조달의 또 다른 온상이 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 국영 언론 CCTV는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100여 개국에서 참여자를 모집하고 400억 위안(약 7조 7000억 원)을 끌어모은 플러스 토큰의 다단계 사기극에 대해 지적했다. 2019년 6월, 플랫폼은 자취를 감췄다.
중국 정부는 또한 암호화폐가 자금 세탁과 탈세를 가능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2023년 4월,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세탁 사건에서 한 중국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 사건에는 중국 북부 도시 톈진에서 발생한 430억 위안(약 8조 3000억 원) 규모의 사기 계획과 관련된 최소 6만 1,000 비트코인이 연루되었다.
당국은 이러한 금융 범죄가 국가의 자본 통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컨플럭스의 공동 설립자인 장 위안제는 “암호화폐가 대중화됨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로 자금을 이체하기 위해 암호화폐의 국경 간 유동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정부는 이것이 자본 흐름에 대한 통제를 약화시켜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블록체인 자금 조달도 변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영향력을 잃어감에 따라 싱가포르, 홍콩, 미국, 중동 등 해외에서 자본과 기회를 모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은 24억 달러(약 3조 1,68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미국 기업들이 벤처 캐피털의 56%를 유치했으며, 영국, 싱가포르, 홍콩이 각각 11%, 7%, 4%를 차지했다.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는 미미했다.
가상자산 규제의 역효과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단속하는 동안 컨소시엄 체인을 강력하게 지원하여 금융, 공급망, 정부 서비스와 같은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주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컨소시엄 체인 개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규제 압력 속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블록체인 산업이 이제 “암호화폐 논의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다청 법률 사무소의 시니어 파트너인 샤오 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은 ICO, 암호화폐, 메타버스, NFT, 디지털 수집품을 가장한 사기 행위가 만연했던 시기를 겪었다.
샤오는 “이로 인해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엄격한 입장을 취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하기 꺼리는 환경이 조성되어 중국에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저해했다”고 말했다.
중앙재경대학의 덩 교수는 중국의 퍼블릭 블록체인 개발이 엄격한 금융 규제로 인해 상당한 정책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덩 교수는 “퍼블릭 체인은 종종 경제적 인센티브를 위해 토큰이 필요하지만, 중국은 더 제한적이고 혁신적인 생태계가 부족한 컨소시엄 또는 프라이빗 체인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