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포브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조 3천억 달러(약 1,845조 원)의 시가총액과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의론, 두려움, 심지어 경멸에 직면하기도 한다.
비트코인을 범죄 도구 또는 투기적 도박으로 여기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난 15년 동안 비트코인은 개인 중심의 풀뿌리 운동에서 기관 금융 내 빠른 채택으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금융기관,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
초기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의 우려는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다. 초기 단계에서 비트코인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요 금융기관, 헤지펀드, 심지어 국가 기관까지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의 강력한 지지자로 자리매김했다. 한때 회의론자였던 핑크는 이제 비트코인이 모기지 및 고수익 채권 시장처럼 초기에는 느리게 시작했지만 나중에 규모가 커진 다른 금융 혁신과 유사하게 독립적인 자산 클래스가 될 것으로 믿는다. 그는 비트코인의 성장 궤적이 정치적 결과에 달려 있다는 생각을 일축하며, 미국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비트코인의 성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트코인 ETF, 10개월 만에 200억 달러 자금 유입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ETF는 2024년 1월 출시 이후 230억 달러(약 32조 6,7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모았다. 비트코인 ETF로의 기록적인 자금 유입은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0개월 만에 비트코인 ETF는 거의 200억 달러(약 28조 4,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반면, 금 ETF는 올해 30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14억 달러(약 1조 9,880억 원)를 모으는 데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자 경제 불안정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비트코인이 2025년까지 20만 달러(약 2억 8,400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비트코인은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금융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고 있다.
상장 기업들이 단순 투자 목적을 넘어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자산에 편입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러한 트렌드의 선두 주자로, 새로운 기축통화가 등장하는 시대에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비트코인으로 ‘무한 머니 글리치’ 전략 구사
2020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CEO 마이클 세일러는 현금 보유고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법정화폐의 장기적인 가치 하락과 가치 보존을 위한 더 강력한 자산의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가치 저장 수단이자 전략적 금융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하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전략은 이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플레이북’으로 불리며 메타플래닛과 같은 다른 기업들도 이를 모방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기업 재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전환사채 발행, 비트코인 매입… ‘글로벌 캐리’ 전략 활용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전략의 핵심은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전환사채를 활용하는 것이다. 낮은 금리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그 수익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함으로써,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글로벌 캐리’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즉,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장기적으로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동시에 비트코인 자체를 보유하는 것은 회사를 글로벌 캐리에 대한 숏 포지션에 놓이게 한다. 비트코인은 본질적으로 디플레이션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해도 공급량은 예측 가능하게 유지되고 가격만 수요 증가에 반응한다.
글로벌 캐리에 대해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는 이러한 전략은 매우 독특하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60/40 포트폴리오의 현대적 버전으로 만들며,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모두 동일한 자산 내에 포함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세일러는 글로벌 유동성과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모두 활용하여 ‘무한 머니 글리치’라고 불리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이는 비트코인 화폐화 초기 단계에서만 가능한 놀라운 금융 공학적 전략이다.
60/40 포트폴리오의 한계… 비트코인,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
수십 년 동안 60% 주식과 40% 채권으로 구성된 60/40 포트폴리오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황금률이었다. 주식은 성장을, 채권은 안정성과 수입을 제공하여 위험과 보상의 균형을 맞춘다는 이론이었다.
그러나 저금리와 급격한 통화량 증가로 특징지어지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는 이 전통적인 모델이 예전처럼 효과적이지 않다. 채권은 이제 위험 자산이 되었고, 주식 시장의 성과는 독점적이고 고도로 규제된 소수 기업에 좌우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와 같은 소수 기업의 압도적인 성과는 전체 시장 수익률을 왜곡하고 다른 부문의 저조한 성과를 가리고 있다. 2024년 중반까지 이러한 기업들은 전년 대비 평균 57%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S&P 500의 25% 수익률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현재 S&P 500 시가총액의 31%를 차지하는 이러한 대형주들을 제외하면 지수 수익률은 훨씬 낮아진다. 실제로 이들을 제외하면 2024년 7월 현재 S&P 500의 연초 대비 18.1% 상승률은 9%로 감소한다. 이러한 격차는 시장 성과가 얼마나 집중되었는지 보여준다.
비트코인,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같은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채택하는 것은 단순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만이 아니다. 이는 불안정한 경제 환경에서 기업들이 재무 관리를 바라보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수십 년 동안 기업들은 현금 보유고, 채권 및 기타 법정화폐 기반 자산에 의존해 재무 상태를 관리해 왔다. 그러나 전 세계 중앙은행과 규제 기관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에 끊임없이 개입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자산은 가치 보존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유지 관리 비용이 거의 없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치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유연하고 관리가 용이한 가치 저장 수단을 제공한다. 또한 비트코인이 더 널리 보급됨에 따라 유동성과 시장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기관들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대량의 비트코인을 쉽게 사고 팔고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비트코인, 100조 달러 규모 자산으로 성장할 잠재력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 3천억 달러로, 금 시가총액 13조 달러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 동안 최고의 성과를 거둔 자산 중 하나임을 입증했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엄청나다. 기관, 정부,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채택한다면 금의 시가총액을 쉽게 따라잡거나 넘어설 수 있으며, 언젠가는 100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과감한 행보는 기업 재무의 대규모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무한 머니 글리치’ 전략을 활용한다면, 기업 재무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