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포지션 1억 달러 청산…투자심리 ‘공포’ 지속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이 7월 4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 기준으로 장중 5만7,874달러(약 7,910만 원)까지 하락하며 2개월 만에 처음으로 5만8,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후 소폭 회복해 보도 시점 기준 5만8,964달러(약 8,070만 원)를 기록했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3.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하락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상승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롱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가속화됐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롱포지션 약 5,490만 달러(약 749억 원), 이더리움 롱포지션 약 5,790만 달러(약 791억 원)가 청산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기대감을 반영해 롱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도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트곡스 물량 우려 지속…최대 90억 달러 매도 압력
시장 하락 배경에는 파산한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Mt. Gox)의 채권자 상환 개시가 있다. 마운트곡스는 해킹 피해 이후 약 90억 달러(약 12조3,3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채권자에게 상환할 예정이며, 이는 7월 말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펀드스트랫 창립자 톰 리는 “마운트곡스의 상환 물량 중 일부라도 시장에서 매도될 경우,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알트코인도 동반 급락…솔라나 10% 이상 하락
비트코인 하락과 함께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했다. 이더리움(ETH), BNB는 각각 3~4%대 하락률을 보였고, 최근 강세를 보였던 솔라나(SOL)는 24시간 동안 10.3% 급락하며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저점 매수(buy the dip)’ 심리가 확산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암호화폐 리서치 기업 샌티멘트(Santiment)는 레딧, 트위터, 4chan 등에서 해당 키워드 검색 빈도가 지난 이틀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물 ETF 유입 감소…추가 하락 우려 확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이 둔화된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지목된다. Farside Investors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8거래일 중 6거래일에만 순유입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GCM 인베스트먼트의 리서치 매니저 쿠드렛 아이일더는 “비트코인이 4월 이후 6만7,500달러를 유지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48,000달러(약 6,576만 원)에서 50,000달러(약 6,850만 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와 탐욕 지수(Crypto Fear and Greed Index)’는 44점으로 여전히 ‘공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지수는 6월 25일 31점까지 하락한 이후, 최근까지 30~53점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