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Ripple) 사이의 공판(심리)이 23일로 다가오는 가운데, 양측이 공판전 회의에서 화해할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퍼지고 있다.
뉴욕 남부 연방지법(Southern District Court of New York)의 예정표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4월 16일 오후 2시에 넷번 판사의 주재로 공판전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재판관은 양측의 화해협상을 촉구할 수도 있다.
SEC와 리플 간의 화해 가능성은 리플이 통상적인 라우팅을 벗어나 이례적으로 5억 XRP를 릴리스한 사실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4월 한 달 동안 총 10억 XRP(약 1조 3,700억 원)가 시장에 풀린 것이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대량 릴리스가 추가적인 법정 투쟁 준비 자금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SEC와의 화해 준비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SEC의 20억 달러 벌금 요청
리플의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 최고 법무 책임자는 3월 말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리플에 20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의 벌금 및 벌칙을 부과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알데로티는 “SEC가 리플, 그리고 업계 전체를 처벌하고 위협하는 데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소송에서 리플에 유리할 수 있는 판례가 있음을 언급하며, 알데로티는 SEC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2순회구 항소법원은 구매자가 금전적 손실을 입지 않을 경우 SEC는 판매자로부터 이득의 반환을 받을 권리가 없다는 관련사건인 고빌 재판의 판결을 상기시키고 있다.
1936년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SEC의 손해청구 권한은 손해배상이 ‘피해자를 위해 수여된다’는 경우에 한정되었으나, 지난해 10월 ‘SEC 대 고빌(Govil)’ 재판에서 제2 순회구 항소법원은 ‘피해자’를 금전적 손해를 입은 자로 한정해 해석함으로써 SEC의 권한을 더욱 제한했다.
해당 판결은 SEC의 집행 권한에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SEC는 장부 기록이나 등록 위반 등 많은 종류의 사건에서 수익에대한 반환을 요구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 빌 모건(Bill Morgan)은 리플이 판결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긍정적인 전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C vs 리플 소송의 주요 사항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리플, 브래들리 걸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 및 공동 창립자 크리스티앙 라르센(Christian Larsen)을 미등록 유가증권을 판매하고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제소했다.
2023년 7월, 뉴욕 남부 지방법원의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는 가상화폐 XRP가 Howey 테스트의 기준 및 투자계약의 증권으로서의 정의를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유가증권이 아니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하지만 리플이 기관투자자에게 XRP를 판매한 행위는 유가증권법을 위반한 것으로, SEC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SEC는 해당 판결의 일부에 대해 항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중간항소를 신청했으나, 토레스 판사는 10월에 SEC의 항소 동의가 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중간 항소를 거부했다. 같은 달, SEC는 갈링하우스와 라르센에 대한 고발 기각을 요청했으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