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은 4월 16일 오전, 전일 대비 상승하며 1BTC당 6만532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주말 급락의 반동으로 일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전반에 불안정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요 악재가 겹치면서 향후 방향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상 최대 규모 강제청산…선물 시장 충격
4월 13일과 14일 양일간,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각각 7억8400만달러(약 1조737억원), 7억7100만달러(약 1조55억원)의 롱 포지션이 청산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강제청산이 발생했다. 이는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 고조에 따른 리스크 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정학·금리·규제…시장 흔드는 복합 악재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주요 요인은 다음과 같다.
-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연준(FRB)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6월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중동 정세 불안과 원유 수송망 차질 우려
이스라엘의 추가 보복 가능성과 함께 제5차 중동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하루 약 20%의 원유 수송이 이뤄지는 ‘홀름스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재차 자극될 수 있다. - 미국 세금 확정신고 기일 도래
4월 15일 세금 신고 마감일을 앞두고 자산 매각 움직임이 발생하면서 시장에 매도 압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SEC, 유니스왑에 웰스 통지 발송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에 대해 증권법 위반 혐의를 제기하며, 본격적인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는 중앙화 거래소에 이어 분산형 플랫폼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규제 강화 우려는 알트코인 전반의 하락세를 심화시켰다.
대형 투자자 이더리움 대규모 매각…시장 심리 악화 요인
온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최근 4명의 고래 주소에서 총 3만1683 ETH(약 1억600만달러, 약 1조4512억원 상당)가 시장에 매도됐다. 이 거래는 FTX·알라메다 리서치의 파산 이후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리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pot On Chain은 “FTX 파산 관리인이 보유 이더리움을 거래소로 이동한 이후 급락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약세…가상자산 관련 종목 동반 하락
지정학적 불안과 경제 지표 악화는 전통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4월 12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75.8달러(1.24%) 하락, 나스닥은 267.1포인트(1.62%)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하락은 가상자산 관련 주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9.09% 하락한 223.4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는 9.71% 하락한 1335.8달러로 마감했다.
시장 전망: 헤드라인 주도 장세 지속…변동성 경계 필요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은 당분간 뉴스 중심의 단기 급등락 장세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한 레버리지는 청산 리스크를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