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3250억달러…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 12월 4일까지 구제안 제시 못 하면 청산 가능성
중국 부동산 대기업 에버그란데가 청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홍콩 고등법원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다.
30일 BBC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의 린다 챈 판사는 에버그란데가 채무 해결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심리는 12월 4일로 연기됐으며, 챈 판사는 “이번이 결정 전 마지막 심리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에버그란데, 세계 최대 규모 부채 보유
에버그란데는 약 3250억달러(약 471조2500억원)의 부채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개발사다. 2021년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뒤 새로운 상환 계획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주요 자회사와 설립자 허카얀이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회사의 신규 달러 채권 발행을 금지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챈 판사는 에버그란데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재편 계획을 제시하지 않으면 청산 절차가 개시될 수 있으며,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도 채권자와의 협상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청산 청구, 2022년 투자자 소송에서 시작
해당 청산 청구는 2022년 6월, 에버그란데 계열사 팡처바오에 투자했던 톱샤인글로벌이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투자자는 에버그란데가 합의에 따라 지분을 재매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채권자 회수 가능성 불투명…정부 협력 필요
REDD 인텔리전스의 아시아 편집장 에블린 다누브라타는 “해외 채권자들이 청산 절차를 추진하더라도 회수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에버그란데의 자산에 대한 국내 집행에는 중국 당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의 개입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그란데는 앞으로 5주 동안 채권자들과의 협상을 통해 청산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이와 같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특히 중국 내 채권자들의 법적 수단이 제한돼 있었던 점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