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정부행위 베팅 금지
내부정보성 베팅 제한
미국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과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은 17일(현지시각) 예측시장에서 전쟁, 테러, 암살, 정부 행위와 관련한 계약을 제한하는 ‘BETS OFF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결과를 미리 알 수 있거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관여한 사건을 예측시장 계약 대상에서 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쟁이나 정부 작전처럼 공익과 직결된 사안이 투기 대상으로 쓰이는 점, 내부정보 거래 우려가 있다는 점을 함께 겨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폴리마켓과 칼시 같은 예측시장 플랫폼에서 이런 문제가 불거졌다고 봤다. 미국의 이란 공격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관련 작전 직전 수상한 대형 베팅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수백만달러(약 수십억원) 이익이 생긴 사례를 법안 추진 배경으로 들었다.
BETS OFF 법안은 해외에 있는 플랫폼까지 직접 단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미국 내 결제망 차단 방식을 담았다. 기존 불법 도박 금지법을 고쳐 해당 플랫폼으로 향하는 결제를 막고, 미국 안에서 해당 사업을 홍보하거나 운영·소유·감독한 인물에게는 형사처벌을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규제 대상은 전쟁이나 정부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의원들은 결과를 내부자가 사전에 알 수 있거나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사건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 내용처럼 사전 유출 우려가 있는 계약도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머피 의원 측은 성명에서 예측시장 운영자들이 모든 것을 금융 상품처럼 다루려는 구상을 밀어붙일 경우 일상 전반이 거래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ETS OFF 법안은 죽음이나 부패로 부터 이익을 얻는 행위를 막기 위한 법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에도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냈다.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과 애덤 시프 상원의원이 낸 ‘데스 베츠 법안’은 CFTC 등록 예측시장에서 전쟁·테러·암살·개인의 죽음과 관련한 계약을 법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이런 계약을 막을지 CFTC가 판단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법률로 못 박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CFTC도 지난 12일 예측시장과 관련한 새 방침을 내놨다. 시세조종이나 내부정보 거래가 일어나기 쉬운 계약은 시장을 열기 전에 규제당국과 미리 협의하라고 거래소에 요구했다. 예측시장 성장과 혁신은 허용하되 감독 권한은 CFTC가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은 예측시장 확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셀리그 위원장은 예측시장이 부정확한 정치 여론조사나 보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또 주 정부가 주 도박법으로 예측시장을 단속하려는 데 대해서는 연방법 아래에서 다투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주 정부와 연방 규제당국 사이 충돌은 더 커지고 있다.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17일 칼시를 형사 고발했다. 스포츠 경기와 선거를 대상으로 불법 도박을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예측시장 사업자를 상대로 한 첫 형사 사건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메이스 애리조나주 법무장관은 칼시가 스스로를 예측시장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불법 도박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애리조나주 선거를 대상으로 한 베팅은 주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어떤 기업도 어느 법을 따를지 골라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칼시 측은 이에 대해 이번 고발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으며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지 나흘 만에 통상적인 절차를 건너뛴 채 기소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메이스 법무장관은 칼시가 주법을 따르기보다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방식을 택해왔다고 지적했다. 칼시는 지난 3주 동안 아이오와주, 유타주, 애리조나주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오하이오주 법원도 지난주 칼시 주장에 선을 그었다. 칼시는 연방 규제를 받는 예측시장 운영 권한이 스포츠 도박을 다루는 주법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회가 주 스포츠 도박법을 무력화하려 했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