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40톤 보유
금 기반 토큰 확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 Holdings SA)가 은행과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의 금 보유 주체로 떠올랐다. 스위스의 옛 핵 벙커 금고에 보관 중인 금은 약 140톤으로, 평가액은 약 230억달러(약 33조3500억원)에 이른다.
2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더는 최근 들어 매주 1~2톤씩 금을 사들이며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최고경영자는 인터뷰에서 “중앙은행과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금 보유 확대 방침을 밝혔다.
테더의 금 매입은 최근 금 시세 급등과 맞물려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테더가 사들인 금은 70톤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폴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은행 연간 순매입 규모를 웃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은 테더를 “중요한 신규 매수자”로 지목하며 글로벌 금 수요를 끌어올린 주체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보유한 금의 상당 부분은 테더의 준비금과 금 연동 토큰 ‘테더 골드(Tether Gold·XAUT)’를 뒷받침한다. 테더는 실물 금 직접 보관을 위해 스위스 내 금고를 자체 운영하고 있으며, 아르도이노는 이를 두고 “제임스 본드 영화에 나올 법한 장소”라고 표현했다.
테더는 매입에 그치지 않고 금 거래 영역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JP모건체이스, HSBC 등 대형 금융기관이 장악한 금 거래 시장에서 직접 매매를 통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HSBC 출신 선임 트레이더 2명을 영입했다.
한편 아르도이노 최고경영자는 미국 달러를 대체할 금 기반 통화가 등장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지정학적 경쟁국들이 금을 기반으로 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테더 골드가 그 흐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 비중 확대는 위험 요인도 안고 있다. 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앞서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지난해 11월 USDT의 안정성 등급을 ‘약함’으로 낮추며 테더가 비트코인과 금 등 변동성이 있는 자산 비중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그럼에도 테더는 금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발행된 테더 골드는 약 16톤 규모이며, 연말까지 유통 규모가 50억~100억달러(약 7조2500억~14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경우 테더는 준비금과 토큰 발행을 위해 매주 1톤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