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시장 재편…지난해 미국 점유 비중 5% 낮아져

채굴 업체들 AI·데이터센터 전환
전력·인프라 가치 부각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서 구조 재편이 뚜렷해지며 2025년 미국 기반 채굴 주체들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스브리지 컨설팅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월평균 해시레이트는 전년 대비 약 34% 늘었지만, 파운드리 USA·마라·룩소르 등 미국 거점 주요 채굴 주체 3곳의 합산 블록 점유 비중은 5% 낮아졌다. 연초 전체 블록의 40% 이상을 담당했으나, 12월에는 약 35% 수준으로 내려왔다.

블록스브리지 컨설팅은 해시레이트 증가와 블록 점유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점을 2025년을 상징하는 변화로 지목했다. 비트코인이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 수준을 새로 쓰며 한때 12만5천달러를 웃돌았지만,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채굴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했다. 연말 들어 시세가 조정에 접어들자 해시 단가도 1PH/s 기준 40달러 아래로 밀리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채굴 주체들이 비트코인 채굴만을 유일한 사업 축으로 두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평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 아이렌·사이퍼·어플라이드 디지털·헛8·테라울프 등 성과가 두드러진 종목들은 비트코인 생산량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연관성이 부각됐고, 대규모 고성능컴퓨팅(HPC)이나 클라우드 사업과 맞물려 있었다.

장기간 비트코인 채굴에 집중해온 주체들 역시 엑사해시 확대보다 전력 용량, 토지, 전력망 접근성을 중시하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헛8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과 손잡고 미국 내 대형 데이터센터용 인프라 개발 계획을 내놓으며, 채굴 중심에서 에너지 인프라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또 전환사채나 무이자채 형태로 조달된 재원이 채굴 장비 확충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정비에 쓰인 점도 산업의 중심 변화로 짚었다. 2021년에는 해시레이트가 가장 가치 있는 요소였지만, 2025년 이후에는 전력이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채굴 시설을 인공지능·HPC 용도로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지난 18개월 동안 최소 8곳이 기존 채굴 시설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로 일부 또는 전면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크루서블 캐피털의 멜템 데미롤스 제너럴 파트너는 비트코인 채굴이 인공지능 컴퓨팅 붐과 현대적 데이터센터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채굴 주체들이 인공지능 관련 사업으로 나설 경우 자본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다각화 흐름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코인쉐어스에 따르면, 다수의 채굴 주체가 비트코인 채굴에서 수익 압박을 받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곳은 제한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027년까지 인공지능과 HPC로 완전 전환을 예고한 비트팜스의 벤 가뇽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 채굴이 여전히 수익을 내고는 있지만, HPC가 동일한 에너지 기준에서 더 높은 수익성과 예측 가능한 수년치 실적을 제공해 추가 투자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설립한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채굴에 집중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프루삭 대표는 유리한 전력 요금과 낮은 운영비 덕분에 비트코인 1개당 채굴 비용을 약 5만달러로 관리하고 있다며, 효율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효율이 떨어지는 주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비트코인에 최적화되지 않은 채굴 구조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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