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겨울 조짐”
“토큰화·디파이·DEX 성장”
미국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는 암호화폐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기에 진입할 수 있지만, 과거와 달리 기관 중심의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캔터 피츠제럴드는 연말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장기 조정에 들어설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토큰화와 탈중앙화금융(DeFi) 등 인프라 측면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고점 대비 약 85일이 지난 상태로, 평균 매입가 인근인 7만5000달러(약 1억800만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됐다. 다만 이번 조정은 과거처럼 대규모 청산이나 구조적 붕괴가 아닌, 제도권 참여 확대 속에서 진행되는 조정 국면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실물자산 토큰화(RWA)의 빠른 확산을 핵심 변화로 지목했다. 신용상품, 미 국채, 주식 등을 온체인으로 발행한 자산 규모는 올해 185억달러(약 26조6400억원)로 늘었으며, 2026년에는 500억달러(약 72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래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앙화 거래소 대신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무기한 선물 거래를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인프라와 사용자 경험 개선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규제 환경 역시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미국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화 법안(CLARITY)’이 통과되며, 디지털 자산의 증권·상품 구분 기준이 정리되고 현물 시장 감독 권한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부여됐다. 이에 따라 은행과 자산운용사의 시장 참여 장벽이 낮아지고, 탈중앙화 프로토콜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온체인 예측시장 성장도 언급했다. 스포츠 베팅을 중심으로 거래 규모가 59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넘어섰으며, 로빈후드·코인베이스·제미니 등 주요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전략적 보유 기업의 평균 매입가를 하회할 경우 시장 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디지털 자산 신탁의 신규 자금 유입도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단기 급등보다는 인프라와 제도 기반이 강화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보다 안정적인 성장 국면으로 이동할 가능성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