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락장, 과거 ‘코인시장 겨울’과 무엇이 달랐나

비트코인 30% 조정
내년 규제·ETF 환경 변화 기대감도

가상자산 시장이 2025년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 수준인 12만6000달러(약 1억8600만원)를 기록한 뒤 급락해 12월 현재 9만달러(약 1억3200만원)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100% 관세 부과 발표 이후 하루 만에 190억달러(약 28조원)가 넘는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여파로 비트코인은 10월 9만달러 부근까지 밀렸고, 11월에는 8만달러 초반까지 내려왔다. 또 미국 주요 비트코인 ETF에서는 10월 이후 52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다만, 매체 코인포스트에 따르면, 2025년 조정은 2018년과 2022년에 나타난 이른바 ‘가상자산의 겨울’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의 가상자산 규제 문제, 권도형의 루나·테라 사태, 샘-뱅크먼-프리드의 FTX 거래소 붕괴가 하락의 직접적 계기였지만, 2025년에는 이와 같은 대형 스캔들 사례가 있지는 않았다.

2018년에는 중국의 전면 가상자산 거래 금지와 각국 규제당국의 ICO 단속 강화가 겹치며 투기 수요가 급격히 이탈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고점 대비 80% 이상 하락했고, 기관투자가도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2022년에는 테라USD 붕괴를 시작으로 대형 헤지펀드와 대출 플랫폼 연쇄 파산, FTX 붕괴로 위기가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긴축이 더해지며 비트코인은 약 70~80% 하락했다.

반면 2025년 하락 폭은 최고점 대비 약 30%에 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구조적 붕괴가 아닌 과도한 레버리지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환경 변화도 뚜렷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 기조는 규제 강화에서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주요 거래소와 플랫폼에 대한 소송을 잇달아 종료했고,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도 통과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솔라나, 엑스알피, 도지코인 ETF까지 상장되며 기관투자가의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일례로 연기금과 투자신탁 등 장기 투자 성향의 주체들이 ETF를 통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2026년 전망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린다. 비트와이즈는 금리 인하, ETF 확산을 근거로 2026년 비트코인이 최고 수준을 다시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피델리티 측은 2026년 저점을 6만5000달러 부근으로 제시하며 추가 조정을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2025년 조정을 투기 중심 시장에서 제도권 투자자가 참여하는 자산군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 변동성보다 규제 체계와 ETF 확산 등 구조 변화가 향후 흐름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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