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주식과 탈동조화…블룸버그 “스캔들 없이 이례적 연간 하락”

사상 네 번째 연간 하락장
주식 시장과 반대보여
ETF 유출 확대

비트코인이 거래소 상장 이후 네 번째 연간 하락을 앞두고 있으며, 대형 해킹이나 업계 붕괴 같은 사건 없이 연간 하락세를 기록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17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과거와 다른 환경 속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대규모 가상자산 붕괴 이후 기관 투자 참여는 확대됐고 규제 체계도 정비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의 주요 지지자로 부상했지만 시세 흐름은 반대로 움직였다.

비트코인은 10월 초 12만6000달러를 웃도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급락했다. 이후 거래량은 줄었고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반등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뚜렷하지 않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10월 10일 이후 52억달러(약 7.6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대규모 거래에도 가격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시장 유동성(시장 깊이)는 연중 최고치 대비 약 30%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라틱 칼라 아폴로 크립토 관계자는 “긍정적 재료가 많았음에도 가격이 이어서 반등하지 않는 점에 대부분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하락장은 주식시장과의 흐름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S&P 500지수는 이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간 16%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던 기술주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비트코인의 과거 연간 하락은 모두 시장 신뢰를 흔든 사건과 맞물려 있었다.

2014년에는 거래소 마운트곡스 해킹과 파산이 있었고, 2018년에는 가상자산 공개(ICO) 거품 붕괴로 74% 급락했다. 2022년에는 FTX 파산을 비롯한 연쇄 붕괴와 함께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뒤따랐다.

반면 올해 하락은 뚜렷한 단일 사건 없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주식시장과 탈동조화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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