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명확화·기관 자금 유입”
“비트코인 신고가 전망”
“양자컴퓨팅 위협 단기 영향 제한적”
“4년 주기론 종료”
디지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양자컴퓨팅이 장기적으로 보안 위협이 될 수 있지만, 2026년 암호화폐 시장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15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은 ‘2026 디지털자산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법·제도 정비에 따른 기관투자 확대 ▲법정통화 신뢰 약화에 따른 대체 자산 수요 증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2026년 상반기 중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쓸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레이스케일은 그동안 시장을 설명해 온 ‘4년 주기설’이 2026년을 계기로 사실상 효력을 잃을 것으로 판단했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1년 반 이상이 지났지만 급격한 가격 붕괴 없이 기관 중심의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정통화 리스크도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재정 부담 확대가 통화 가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공급량이 사전에 정해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총발행량 2100만개 가운데 2000만번째 비트코인이 2026년 3월 채굴된다는 점도 언급됐다.
규제 환경 변화는 기관 자금 유입의 핵심 배경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2025년 스테이블코인 관련 ‘지니어스 법’ 제정과 규제당국 기조 변화에 이어, 2026년에는 미 의회에서 초당적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발행·거래가 전통 금융시장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될 것으로 봤다.
상장지수상품을 통한 자금 유입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P가 출시된 이후 글로벌 가상자산 ETP로 유입된 자금은 870억달러(약 127조890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 자문형 자산 가운데 가상자산 비중은 0.5% 미만에 그쳐, 제도권 편입이 진행될수록 추가 유입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레이스케일은 2026년 주목할 10대 투자 주제로 ▲달러 가치 희석 우려 ▲규제 명확화 ▲스테이블코인 확산 ▲자산 토큰화 ▲프라이버시 기술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결합 ▲디파이 대출 성장 ▲차세대 블록체인 인프라 ▲지속 가능한 수수료 기반 수익 ▲스테이킹 보편화를 제시했다.

반면 2026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사안으로는 양자컴퓨팅에 따른 암호 취약성 문제와 디지털자산 재무전략 기업을 꼽았다. 양자컴퓨팅은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으나 단기 가격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고, 디지털자산을 보유한 기업들도 순자산가치 대비 프리미엄이 축소되며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보고서는 “2026년은 블록체인 금융과 전통 금융의 연결성이 강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명확한 활용 사례와 규제된 거래 접근성을 갖춘 자산 중심으로 기관 선택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