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X·MOVE 지수 둔화…노동시장 우려 지속
전문가 “취약한 평온”
“매파 발언 땐 변동성 재점화”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에서 변동성이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적 변동성 지표인 VIX 지수는 연중 최저권을 맴돌고 있고, 채권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도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주간 가상자산 시장도 급락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블룸버그는 경기 지표가 시장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향으로 풀이했다. 한국시간으로 6일 0시 발표된 물가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했고,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 발언이 매파적으로 치우쳤던 지난 회의 이후 변동성이 단기 확대된 바 있어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취약한 안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파생상품 리서치를 담당하는 맨디 쉬는 “연준 내부 의견이 엇갈리거나 매파적 인하가 나오면 연말로 갈수록 변동성 재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소폭 상승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3% 아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노동시장 둔화 조짐이 불거지고 있다. ADP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11월 민간고용이 2023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 전망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와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 슈미드 총재가 금리 결정에서 다른 의견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연준 미런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 프리야 미스라는 현재 낮은 변동성이 정책 대응과 견조한 경기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해고 증가가 확연해지면 경기침체 위험이 부각될 수 있고, 이는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S&P500지수는 한 주간 0.3%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였고, 나스닥100지수도 1% 올랐다. 비트코인은 지난 조정 이후 최근 들어 반등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다양한 자산군 위험을 종합 측정하는 지표는 마이너스 구간으로 내려와 금리 인상기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투자 심리 개선 속에서도 안전자금 유입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BofA는 EPFR 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이 머니마켓펀드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테일리스크 대응 상품들도 11월과 4월 변동성 급등 당시 벌어들인 수익을 대부분 반납했다.
비스덤인베스트먼트그룹 마이크 지그몬트는 “비트코인발 불안이 잦아들고 연준의 0.25%포인트 인하 기대와 함께 경기 안정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이 평온할수록 옵션 헤지 비용을 감당하기가 심리적으로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