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린, FTX 사례 언급
“FTX는 소수 중심의 회사”
“이더리움은 커뮤니티 기반”
비탈릭 부테린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이더리움 개발자 행사 데브커넥트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 사례를 언급하며, 이더리움의 핵심 철학이 FTX와 정반대라고 말했다고 디크립트가 18일 보도했다.
부테린은 무대에서 윌리웡카 스타일 선글라스와 ‘무뎅(Moo Deng)’ 문양의 셔츠를 착용한 채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첫 슬라이드에 샘 뱅크먼프리드의 얼굴과 과거 발언을 띄운 뒤 “FTX는 이더리움 원칙을 정확히 180도 뒤집은 사례”라고 말했다.
부테린은 FTX가 중앙화 거래소였다는 점을 가장 큰 차이로 꼽았다. 그는 중앙화 구조가 FTX 파산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내부 운영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구조가 ‘맹목적 신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업그레이드가 제안·검증·개발 전 과정에서 커뮤니티에 공개된 상태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또 FTX가 스스로를 ‘악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식의 모토로 운영했다면,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구조 때문에 “애초에 악을 저지를 수 없는(can’t be evil)”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중앙 기술의 핵심은 신뢰를 요구하지 않는 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샘 뱅크먼프리드는 FTX와 알라메다리서치 운영 과정에서 고객 자금을 부당 사용한 혐의 등으로 2023년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채권자들이 상당 금액을 회수했음에도, FTX 붕괴는 산업 전반으로 전염 효과를 일으킨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테린은 이어 FTX가 특정 인물이 중심에 있는 ‘회사’였다면, 이더리움은 다수 참여자가 역할을 나누는 ‘커뮤니티’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권한이 중심에 집중되는 허브·스포크 구조지만, 커뮤니티는 많은 사람이 서로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시세는 올해 여름 4년 만의 최고점을 경신하며 5000달러에 근접했으나, 최근 두 달간 조정을 거치며 39% 하락해 18일 3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