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나스닥 상승엔 둔감·하락엔 과도 반응
올해 내내 하락 편향
역사적으로 바닥 근처에서 나타나
가상자산 시장조성업체 윈터뮤트(Wintermute)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이 나스닥100과 높은 상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상승기보다 하락기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사상 최고가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내내 구조적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나스닥100의 상관계수는 약 0.8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주식시장이 반등할 땐 비트코인의 반응이 미미한 반면, 나스닥이 하락할 때는 비트코인이 더 크게 밀리는 흐름이 나타났다. 윈터뮤트는 이를 단순한 상관성 약화가 아니라 위험자산 환경에서의 ‘비대칭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편향(Performance Skew) 지표도 일관된 음의 값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이 하락한 날 비트코인이 더 크게 떨어지고, 상승한 날에는 상대적으로 덜 오르는 패턴이 2022년 약세장 이후 가장 뚜렷하다는 것이다. 특히 365일 기준 하락 반응 격차(‘pain gap’)는 최근 1년 중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윈터뮤트는 이런 흐름이 고점 국면에서 흔히 나타나는 투자과열이 아니라 시장 피로감 측면에서 해석된다고 봤다. 비트코인이 여러 차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심리는 이미 한동안 소진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비대칭적 흐름의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제시됐다.
첫째, 투자 관심이 가상자산보다 주식시장에 쏠린 점이다. 보고서는 2025년 내내 신규 토큰 출시, 기반 기술 업그레이드, 개인 수요 확대 등 가상자산 내에서 순환되던 관심이 대형 기술주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날 때도 추가 자금이 주식으로 향하면서 비트코인은 상승 탄력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둘째, 시장 구조적 유동성 약화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증가세 둔화, ETF 자금유입 감소, 거래소 유동성 회복 지연 등을 언급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깊이가 2024년 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나스닥이 조정을 받을 때 비트코인의 하락 폭이 더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상관성만으론 비트코인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비대칭성은 강도가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하락 패턴은 역사적으로 고점보다 바닥 근처에서 나타난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