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는 2022년 11월 기준 현금가로만 상환
실질 회수율 최대 46% 전망
FTX 창업자 SBF, 항소 예정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채권자 대표 수닐 카브리(Sunil Kavuri)는 2일 X(트위터)를 통해, FTX 채권자가 회수할 수 있는 자산의 실질 가치는 9~4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FTX는 채권자에게 파산 신청 시점인 2022년 11월 당시의 ‘현금 기준 가치’로 상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 등 가상자산의 급등분은 반영되지 않는다. 카브리는 이 같은 방식을 일찍부터 비판해왔다.
반면 마운트곡스(Mt.Gox)는 채권자에게 가상자산 실물로 상환하고 있어, 시세 상승분의 혜택을 받고 있다. 카브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당시 1만6,870달러에서 약 11만달러(약 1억6000만원)로, 이더리움은 1,260달러에서 약 4,000달러(약 580만원)로, 솔라나는 16달러에서 187달러(약 28만원)로 각각 상승했다.
이에 따라 FTX 채권자들이 받는 실질 가치는 비트코인의 경우 15~22%, 이더리움은 32~46%, 솔라나는 9~12% 수준에 불과하다고 카브리는 지적했다.
그는 일부 채권자는 FTX 채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의 에어드랍으로 추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사기나 가짜 에어드랍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FTX는 지난 9월 30일 세 번째 변제를 시작해 약 2조3000억원을 지급했다. 앞선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 변제에서도 수십억달러가 반환됐다. 이번 변제 역시 2022년 11월 현금가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편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사기와 공모 등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며, 11월 4일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항소심은 재판 과정의 공정성 여부만 판단하며, 사건 내용 자체를 다시 심리하지 않는다. 뱅크먼프리드 측은 2024년 9월 제출한 항소이유서에서 루이스 카플란 지방법원 판사가 편향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이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항소심의 주요 쟁점은 △카플란 판사의 발언이 배심원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피고인 사전증언(‘리허설’) 절차의 적법성 등이다. 위더스의 마틴 아우어바흐 변호사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사전 질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올해 미 연방대법원이 ‘코시시스 대 미국’ 사건에서 “경제적 피해 의도가 없어도 허위로 자금을 편취하면 사기죄로 처벌 가능하다”고 판결한 점이다. 이 판례로 인해 뱅크먼프리드 측의 ‘피해 의도 부재’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항소심 판결이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판사들이 검찰에 세부 설명을 요구할 경우 재심 가능성이 일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짧고 형식적인 심리로 끝나면 원심 유지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항소가 기각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자오 창펑 등 일부 가상자산 업계 인사들을 사면했지만, 뱅크먼프리드와의 정치적 관계가 희박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10월 말 공개된 문서에서 프리드는 “FTX는 파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파산 절차가 외부 변호사 개입으로 부당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