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핑크, “암호화폐는 합법적 대체 투자처”
2017년 ‘돈세탁 지수’ 발언 철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대체 투자 수단”이라고 평가하며, 2017년 “비트코인은 돈세탁의 지수”라고 비판했던 발언을 스스로 뒤집었다.
핑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엔 비트코인이 범죄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장은 늘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 암호화폐는 금처럼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약 12조5000억달러(약 1경7500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받아 미국 내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는 현재 939억달러(약 132조원)를 운용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ETF로 자리 잡았다.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핑크의 태도 변화는 월가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는 2017년 비트코인을 “돈세탁의 지수”라고 비난했고,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사기”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며 주요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핑크는 올해 투자자 서한에서 “비트코인 ETF 투자자 중 절반이 개인이며, 이들 중 4분의 3은 블랙록 상품을 처음 이용한 투자자”라고 밝혔다.
스위스 디지털자산은행 시그넘의 파비안 도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기관의 암호화폐 채택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비트코인이 달러의 대체 준비통화가 될 수 있다고 핑크가 언급한 점은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도리는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가치 저장 수단 ▲결제 수단 ▲탈중앙화 인프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통화 가치 하락 우려가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최대 리테일 투자 플랫폼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은 “비트코인은 내재 가치가 없다”며 투자 주의 메시지를 냈다. 다만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자격 있는 투자자에게는 영국 내 가상자산 상장지수채권(ETN) 투자를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