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주도로 ESRB 권고안 채택
서클·팍소스 등 운용사 영향 불확실
EU 금융안정·통화주권 우려 반영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한 다중발행 스테이블코인 금지를 촉구하는 권고안이 유럽 금융감독기구를 통해 통과됐다고 블룸버그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관장하는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는 회의에서 다중발행 방식의 스테이블코인 금지를 권고했다.
다중발행은 유럽연합(EU) 내에서 발행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유럽 회원국에 별도 준비금을 두고, 동시에 해외에서도 동일한 토큰을 발행·운용하는 모델이다.
이번 권고는 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의장을 맡은 ESRB 일반이사회에서 승인됐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각국 당국에 규제 도입 압력을 가하거나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ESRB는 금지 외에도 운영 요건을 명확히 하는 대안 방안도 제시했으나 최적 해법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해당 모델로 EU에서 인가받은 서클인터넷그룹과 팍소스의 영향은 불확실하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주로 운영하며 달러화 현금 및 미 국채 단기채권 등에 준비금을 투자하고 있다. 각국 감독기관과 기업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ECB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유럽 금융안정성과 통화주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꾸준히 우려를 제기해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 유럽 발행사가 해외 투자자에게 채무를 지게 될 경우 “법적·운영상·유동성·금융안정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탈리아 중앙은행 등 일부 회원국은 법적 불확실성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 이사 주디스 아르날은 보고서를 통해 “다중발행 스테이블코인 논쟁은 가상자산 규제법(MiCA)의 신뢰성에 도전”이라며, ECB·집행위·유럽의회 간 입장 차이가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