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은 양호…소비는 부진
제조업 증가·부동산 투자 감소
9분기 연속 GDP 디플레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는 미국 외 국가로의 수출 증가가 이끈 결과로, 내수 수요 둔화가 여전히 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5.4%)보다는 둔화됐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1%)는 상회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램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측 지표는 강하지만 내수 수요는 여전히 취약하다”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해서 긍정적인 데이터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6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해 시장 예상치(5.6%)를 웃돌았다. 제조업 생산은 7.4%로 지난 3개월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소매판매는 4.8% 증가에 그치며 예상보다 부진했다. 음료, 담배, 화장품 판매는 감소했고, 외식업 매출 증가율도 둔화됐다.
이와 달리 가전제품, 통신기기, 가구 등의 판매는 정부 보조금 영향으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GDP 디플레이터는 9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1993년 이후 최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졌다.
같은 기간 고정자산 투자는 2.8% 증가했고, 부동산 투자는 11.2% 줄었다. 6월 도시 실업률은 5%로 전달과 같았다.
국가통계국은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외 환경은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수요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2분기 미국으로의 수출은 24% 감소했지만, 기타 지역 수출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 수출은 증가했다. 정부의 재정지출과 보조금도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의 스마트폰, 가전 구매와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는 특수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도 7조위안(약 1390조원) 이상의 국채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재정지출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민은행은 광범위한 완화보다는 구조적 대출 수단을 통해 정책 우선순위에 신용을 집중하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하반기에도 부진한 내수와 부동산 경기 악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정책 재개 가능성 등 복합적인 하방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일각에서는 준재정정책(quasi-fiscal) 부활 가능성과 함께,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UOB의 호웨이천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에 수요를 앞당겨 사용한 만큼,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며 “보다 강력한 정책지원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