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지갑에서 비트코인 12조원 규모 이동
14년 이상 움직이지 않았던 비트코인 약 1.2조원 규모가 일제히 이동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에 따르면, 5일 기준 확인된 이동량은 총 8만9BTC, 평가액으로는 약 86억달러(약 12조원)에 이른다. 해당 자산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8개 지갑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지갑으로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룩온체인과 아캄은 이번에 이동된 8개 지갑 주소가 동일한 주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룩온체인에 따르면, 이 중 두 개의 지갑은 2011년 4월 2일 비트코인 가격이 0.78달러일 때 2만 BTC를 수령했다. 당시 기준 총 1만5,600달러였던 해당 자산은 현재 약 21억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나머지 여섯 개 지갑은 2011년 5월 4일, 비트코인 가격이 3.37달러일 때 6만 BTC를 수령해, 당시 약 20만달러였던 자산이 현재 65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블룸버그는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과거 초기 투자자이자 대형 보유자로 알려진 비트코인 ‘고래’들이 최근 1년간 50만 BTC 이상(약 8조원 규모)을 매도한 사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분석업체 비트코인 벡터는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4시간 이내 8만BTC 이상이 여러 지갑에서 옮겨졌으며, 단일 주체가 이를 통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해당 자산이 단순한 지갑 재정비나 내부 관리 목적일 가능성도 있지만, 수년간 장기 보유돼온 대량의 비트코인이 움직일 경우 거래소 유입과 대량 매도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해당 소식 후 비트코인 시세는 11만달러에서 10만7500달러까지 하락했다. 다만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물량이 거래소로 유입되거나 외부로 유출된 흔적은 포착되지 않았으며 단순한 매도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크립토컨트의 리서처 훌리오 모레노는 이번 자산 이동이 “초기 채굴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래된 블록 보상의 통합으로, 여러 개의 소규모 UTXO(미사용 트랜잭션 출력)를 하나의 1만 BTC 단위 UTXO로 합친 거래”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매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벡터는 “OTC(장외거래)나 자산 보관의 재조정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물 매도 압력은 관측되지 않았으며, 비트코인 펀더멘털에도 이상 징후는 없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지난해 마운트곡스 관련 지갑에서 자금이 이동했을 당시에도 온체인 강도는 유지됐고, 매도 공포가 잦아든 후 비트코인이 크게 반등한 전례를 언급하며, 이번 역시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ㅠ구조적으로는 여전히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 알고리즘 기반 트렌드 지표 역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조적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시장 압력은 일시적인 심리 요인에 불과하다”며, 공포에 편승한 공매도 세력이 강한 반등 흐름 속에서 정리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