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개 내부 문건 유출…최대 10% MOVE 토큰 사전 약속
트럼프 가문의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이 소규모로 투자한 암호화폐 스타트업 무브먼트 랩스(Movement Labs)가, 사전에 최대 10% 규모의 ‘MOVE’ 토큰을 내부 고문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비공개 계약 문서가 드러났다고 코인데스크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인데스크가 확보한 서명이 포함된 비공개 양해각서에 따르면, 무브먼트 랩스는 두 명의 비공식 고문에게 MOVE 토큰 총 발행량의 10%에 해당하는 지분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 같은 계약 내용은 투자자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문건에 등장한 고문 중 한 명은 내부에서 ‘공동창업자’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현재 5,000만달러(약 700억원) 상당의 토큰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무브먼트 랩스 측은 해당 계약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초기 양해각서(MOU)일 뿐이며, 실제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양해각서에는 계약 종료 시 양측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내부자 사전 배분 논란
유출된 문건은 무브먼트 랩스가 2023년 창업 직후, 샘 타팔리야(Sam Thapaliya)와 비닛 파레크(Vinit Parekh)에게 MOVE 토큰을 대규모로 배정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내용을 담고 있다.
타팔리야는 웹3 마케팅 및 시장 조성 명목으로 MOVE 총 공급량의 5%를 배정받았으며, 별도의 계약에서는 2.5%를 추가로 약속받았다. MOVE 시세 기준 해당 금액은 5,000만달러(약 700억원)에 이른다. 그는 해당 계약이 아직 무효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법적 청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닛 파레크는 무브먼트랩의 자금 조달과 토크노믹스 설계, 팀 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문을 제공하며, 그 대가로 MOVE 총 공급량의 2.5%와 함께, 자금 조달 100만달러마다 5만달러의 연간 보수를 받기로 한 별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역시 비공개 MOU 형식이었다.
무브먼트랩스 관계자들은 이들이 회사 내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문서상 계약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전했다.
공동창업자 간 갈등 확산
해당 논란은 무브먼트랩 공동창업자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코인데스크 보도로 드러난 시장조성자(웹3포트)와의 내부 거래 스캔들 이후, 공동창업자 루시 만체(Rushi Manche)는 회사를 떠났고, 또 다른 창업자인 쿠퍼 스캔론(Cooper Scanlon)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회사에는 남아 있다.
만체는 유출된 타팔리야 계약서에 스캔론의 서명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며, 초기 사업 결정의 책임이 스캔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만체는 무브먼트랩 외에도 또 다른 프로젝트인 카이토(Kaito)와 관련된 웹3포트 거래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이토는 MOVE와 동일한 이사와 법률고문을 공유하며, KAITO 토큰의 2.5%를 웹3포트 연계 법인에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 2월 해당 계약은 곧바로 해지됐다.
업계 신뢰도 타격
무브먼트랩스의 내부자 사전 배분과 시장조성자와의 거래 논란은 기업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시켰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5월 15일 MOVE 토큰 거래 중단을 발표했으며, MOVE 토큰 시세는 일주일 새 50% 하락했다.
무브먼트랩은 조직 개편을 통해 네트워크 개발을 맡을 새 법인 ‘무브 인더스트리(Move Industries)’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스캔론은 새 조직에 잔류하고 있으나, CEO 직책에서는 물러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