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 후 7만5000달러에서 미·영 무역합의에 다시 급반등
비트코인 ETF 자금 유입…“실제 매수세 유입”
9일 비트코인(BTC) 시세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이라며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 이후 급락했던 시장은 최근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합의 소식에 반등하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초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후 7만5000달러(약 1억500억원)선까지 하락했으며, 같은 시기 솔라나(SOL),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알트코인은 6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반등세는 가팔랐다. 미국 나스닥과 S&P500 지수 등 전통 금융시장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도 관세 충격을 빠르게 소화하며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다. 비트코인 시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넘긴 뒤, 올해 1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10만9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번 재돌파는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합의 발표가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해석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주요 내러티브가 다시 바뀌었다”며 “지금은 자금 흐름이 핵심이며, 다양한 형태로 유입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대규모 자금 유입을 주목했다. 일부에서는 이 흐름이 헤지펀드의 차익거래(선물 매도-현물 매수)일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켄드릭은 “이번 유입은 차익거래 포지션 변화가 크지 않아 실제 매수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1주일 뒤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제출하는 13F 보고서가 공개되며, 현물 ETF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와 같은 비트코인 보유 기업에 대한 기관 보유 현황도 드러날 예정이다.
켄드릭은 “2분기 목표가로 제시했던 12만달러(약 1억6800만원)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었을 수 있다”며 상단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날 이더리움 시세는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무려 20% 이상 급등했다. 이더리움은 지난 7일 주요 업그레이드인 펙트라가 메인넷에 적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