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된 은행 파산에 연준·재무부·FDIC 공동 대응…USDC 일시적으로 페깅 붕괴
친암호화폐 성향의 은행으로 알려졌던 시그니처 은행(Signature Bank)이 이달 초 실버게이트(Silvergate)에 이어 또 하나의 붕괴한 암호화폐 전문 은행이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이번 사태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둘러싼 유동성 공황 이후 본격화되었으며, 미국 정부는 시스템적 위험 예외(Systemic Risk Exception)를 발동해 시그니처와 SVB의 예금자 전원을 구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납세자 부담 없다”…은행 시스템 신뢰 유지 목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공동 성명을 통해 “해당 은행들의 손실은 납세자가 부담하지 않으며, 이번 조치는 뱅크런 방지와 예금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번 결정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이 경제 내 중대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크라켄·서클 등 연쇄 영향
시그니처 은행은 암호화폐 산업의 주요 결제 창구로 사용돼 왔으며, 코인베이스(Coinbase)는 실버게이트의 재무 불안이 드러나자 거래 은행을 시그니처로 이전한 바 있다. 그러나 크라켄(Kraken)은 오히려 이달 초 시그니처를 통한 비기업 고객의 거래 처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USDC, 세 은행과 연동…일시적으로 페깅 붕괴
암호화폐 스테이블 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Silvergate, Signature, SVB 세 은행 모두에 노출돼 있었으며,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1달러 고정(페깅)이 붕괴되어 0.98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후 시장 안정화에 따라 USDC는 다시 1달러 근처로 회복된 상태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간 연결고리인 은행 시스템의 리스크를 다시금 부각시키며, 향후 암호화폐 기업들의 대체 결제 인프라 확보 및 자산 분산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