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대선 이후 주말 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9만 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親) 비트코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며 글로벌 시장 전반의 신중론이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친암호화폐 정책이 실현 가능할지, 그리고 이를 언제 실행할지가 주요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가 언급한 ‘미국 비트코인 비축 방안’은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동안 비트코인은 약 3% 하락했으며, 11월 18일 오전시간대에 9만 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규제 변화 기대감… 시장 열기 속 신중론도
트럼프는 친화적인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미국을 글로벌 암호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과거 암호화폐 회의론자였던 그는 선거 기간 중 디지털 자산 업계의 막대한 로비를 통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 체이스의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 협력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열어주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 다른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JP모건 측은 미국의 비트코인 비축 계획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규제 명확화가 이루어진다면 벤처 캐피털 투자,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암호화폐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11월 6일부터 13일까지 약 47억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지시간으로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약 7억7100만 달러가 빠져나가며 상승세가 둔화됐다.
호주의 IG 마켓 애널리스트 토니 사이카모어는 “비트코인은 선거 이후 과열 상태에 진입했고, 상당량의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기업 친화적 정책 기대감이 인플레이션 위험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로 상쇄되고 있다. 이는 유동성 환경 변화에 민감한 암호화폐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 변화와 제도적 수용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의 신중론과 과열된 투자 심리의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