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발표된 미국 노동시장 데이터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력을 가중시키지만, ‘빅컷'(0.5%p 금리 인하)을 단정 짓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4만 2천 명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16만 1천 명을 밑돌았다. 이러한 고용 시장 둔화는 모든 종류의 대출 금리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보다 공격적인 0.5%p 인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하 폭, FOMC 전까지 변동 가능성
웰스파고(Wells Fargo)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보고서만으로 연준의 결정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확한 고용 데이터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다가오는 회의에서 0.25%p 또는 0.5%p 금리 인하 논쟁을 명확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 데이터는 위원회 내 매파와 비둘기파 모두에게 뭔가를 제공하기에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존핸콕투자운용의 에밀리 롤랜드 공동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날 하락은 심리가 좌우한 것으로 보이는데 주로 성장 불안감이 이를 이끌었다”며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희망과 나쁜 소식의 해석 방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이날 연설에서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때가 왔다”며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한다면 연준은 금리인하 폭을 더 키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시장이 명백히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고용시장 냉각에 대해 “이번 (9월) 회의뿐만 아니라 향후 몇 개월간 심각한 의문을 야기할 것이고 연준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은 7월 4.3%에서 8월 4.2%로 소폭 하락했고, 8월 고용 증가는 7월의 8만 9천 명보다 개선됐다. 이는 7월의 예상치 못한 고용 부진이 부분적으로 날씨 때문이었을 수 있으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혼조세인 데이터 발표 이후 금리 인하 베팅은 등락을 거듭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0.5%p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때 59%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31%로 하락했다. 이는 고용 보고서 발표 전보다 낮은 수치다.
연준, 노동시장 상황 예의주시… 금리 인하 속도 고심
금융시장과 연준 관계자들은 노동시장 관련 공식 보고서를 평소보다 더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 중이며, 9월 17~18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년간의 금리 인상 기조를 뒤집는 것이다.
2022년 3월부터 연준은 기준금리를 거의 0에서 5.25~5.5% 범위까지 인상했으며, 이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연준은 모든 종류의 대출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연준의 목표인 연간 2%에 근접함에 따라, 관계자들은 노동시장 상황에 더욱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높은 기준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및 기타 신용 대출 금리를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구매를 위축시키고 노동자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켰다.
금리 인하는 경기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연준은 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하하여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