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연설 내용이 향후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파월 연설 후 비트코인 급등,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비트코인, 6% 이상 상승
파월 의장 연설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6만 4,000달러대로 전날 대비 6% 이상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증시의 기술주도 강세를 보였다.
암호화폐 시장, 금리 인하 기대에 ‘뒤늦은’ 반응
지금까지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높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주식 시장에 비해 반응이 둔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자금 유입 순서 대기” 현상으로 분석했다. 즉,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주식 시장에 먼저 자금을 투입하고, 이후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금리 인하 폭에 주목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금리 인하 자체가 아니라 그 폭에 쏠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Watch 툴에 따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34.5%로, 22일 시점의 24.0%에서 상승했다.
파월 의장, 잭슨홀 회의서 금리 인하 시사… “인플레이션 둔화 확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23일 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회의’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표명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 정책 조정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금리 인하의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시기와 속도는 향후 경제 데이터와 전망, 리스크 균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8월 고용 통계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향후 데이터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은 이미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또한 최근 금융시장 급락을 초래한 고용 문제에 대해 “추가적인 노동 시장 둔화는 필요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강한 노동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공개된 미국 노동통계국의 연차 벤치마크 개정에 따르면, 2024년 3월까지 1년간 미국 고용자 수 증가는 기존 발표보다 약 81만 8천 명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이는 월평균 약 6만 8천 명 감소한 수치로,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이 향후 정책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다음 FOMC 회의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잘못된 정책 판단이 인플레이션 재발이나 경제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파월 의장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