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발은행 “사우디와 건설적 대화 진행 중”
사우디 아라비아가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주도하는 신개발은행(NDB)에 가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입이 확정될 경우 사우디는 해당 은행의 9번째 회원국이 된다.
신개발은행은 2015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이 공동 설립한 다자개발은행으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및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NDB는 미국 달러 중심의 기존 글로벌 금융체계에 대한 대안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대출 및 지분 투자를 통해 회원국의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NDB 회원국에는 브릭스 5개국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우루과이, 방글라데시, 이집트가 포함돼 있다. 은행은 2022년 10월 기준 총 9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대해 약 320억달러(약 4조64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한 바 있다.
그러나 NDB는 전체 지분의 19%를 보유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로 인해 일부 신용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해당 은행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이와 관련해 “평판 리스크로 인해 달러 채권 시장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NDB는 서방의 제재를 고려해 러시아 관련 신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러시아에 대한 17억달러(약 2조4650억원) 규모의 자산 노출을 해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전체 자산의 약 6.7%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응 조치 이후, 피치는 올해 5월 NDB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NDB는 사우디와의 협상에 대해 “중동,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 현재 건설적이고 적절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이달 초 G7 정상회의에서 BRICS 국가들 간의 무역을 위한 공동 통화 필요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가입 논의와 함께, 향후 BRICS의 경제적 결속력 확대와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