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블록체인 시대 맞춤 규제 대전환“
“월가-가상자산 통합 인프라 구축 전망“
‘증권’ 규정 완화, 디파이 수용도 추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표한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가 월스트리트의 기존 규제 틀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고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전망했다.
4일 더블록에 따르면, 번스타인 리서치팀은 “SEC가 내놓은 가장 대담하고 변혁적인 가상자산 규제 비전”이라며 “미국이 글로벌 블록체인 금융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SEC 의장 폴 앳킨스는 지난달 31일 연설 ‘디지털 금융 혁신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에서 프로젝트 크립토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1792년 뉴욕 월가 버튼우드 나무 아래에서 시작된 증권거래 역사와 같이, 지금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으로 도약할 시점”이라며 “규제가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은 SEC가 과거 게리 겐슬러 체제 하에서 고수하던 강경 기조에서 ‘디지털 실용주의’로 방향을 전환한 분기점이 ‘코인베이스 기소 취하’였다고 평가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과거의 틀에 얽매인 규제는 미국 금융의 진화를 가로막는다”며, “이제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야 할 때”라고 연설했다.
프로젝트 크립토
번스타인에 따르면, 프로젝트 크립토는 △디지털 자산 혁신의 미국 내 회귀 △기존 증권 규제 완화 △자산 분류 명확화 등을 목표로 한다. 앳킨스는 대다수 가상자산이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기존 ‘하위 테스트(Howey Test)’ 중심의 규제가 미국의 자본 형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SEC는 향후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수집품 등으로 세분화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과 거래가 가능해지며, 규제 회피를 위한 해외 우회 구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브로커딜러가 단일 라이선스로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상품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기존 ‘Reg-ATS(대체거래시스템)’ 규제에서 벗어나 ‘Reg-슈퍼앱’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거래·스테이킹·대출·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합한 플랫폼 구성이 가능해진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의 규제 수용이다. SEC는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플랫폼, 자동화 마켓메이커, 토큰화 대출 프로토콜 등이 미국 금융 체계 내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번스타인은 이를 통해 24시간 거래, 실시간 결제, 자산 간 담보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설 말미에서 앳킨스는 “버튼우드 나무에서 블록체인 장부로, 혁신의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며 “다음 금융 혁신의 장은 미국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가우탐 추가니는 “프로젝트 크립토는 전통 규제 장벽을 무너뜨리고,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이제 금융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온체인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