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 7만3000명 증가
5·6월 수치 25만8000명 하향
3개월 고용 평균…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
해임 소식에 통계 정치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고용 부진 통계 발표 수시간 만에 노동통계국(BLS) 국장 에리카 맥엔타퍼를 전격 해임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정치적 조작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해임 지시 사실을 밝혔고, 맥엔타퍼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지명된 인사라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동부는 맥엔타퍼의 해임 사실을 이메일로 확인했다. 윌리엄 위아트로스키 부국장이 당분간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고용 통계 발표 당일 갑작스런 해임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과 정치권 인사들은 통계의 독립성과 신뢰성 훼손을 우려하며 일제히 반발했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3000명 증가에 그쳤고,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한 5~6월 수치는 총 26만명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최근 3개월 평균 고용 증가 폭은 3만5000명으로,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이어 “공화당과 나를 불리하게 만들기 위해 수치를 조작했다”며 노동통계뿐 아니라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에 대해서도 거듭 비난했다. 이에 대해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통계 조작은 불가능하다”며 반박하고, BLS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 마이클 스트레인 정책국장은 “맥엔타퍼가 수치를 조작하려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해임은 근거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임명된 전임 국장 윌리엄 비치도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하며, 시민단체 ‘BLS 친구들’을 통해 “150년간 유지된 연방 통계 시스템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로리 차베스 더리머 노동부 장관은 “최근 수차례의 대규모 수정이 이어지면서 지표 산출 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며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로저 마셜도 “맥엔타퍼는 조작된 수치로 국민을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공식 경제통계는 연방 노동부와 상무부 산하 기관이 담당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이나 민간의 투자 판단에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임 조치가 통계기관의 독립성과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BLS는 그간 예산 부족과 인력난에 시달려 왔으며, 트럼프의 2026년 예산안은 BLS 예산과 인력을 8% 삭감할 계획이다. 통계국에 따르면 고용 통계의 하향 조정은 지방교육기관의 계절조정 영향이 컸으며, 낮아진 응답률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조사 응답률은 60% 이하로, 팬데믹 전 70% 이상 수준에서 크게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는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으며, 시장에서는 9월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8일 사임 예정으로, 트럼프는 곧바로 새 이사 지명을 추진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