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산 제품에 15% 기본 관세안 제시
EU는 30% 관세 회피 기대
철강·자동차 제외 품목 일부 면제 가능성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기본 15% 관세와 일부 품목 면제를 포함한 무역협정 타결을 놓고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합의를 발표한 직후로, 유럽과도 이른 시일 내에 유사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EU 협상단은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27개 회원국에 대해 예고한 30% 관세 부과 방침을 피하기 위한 협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 측은 일본과 체결한 합의와 유사한 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일본에 자동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산 농산물 확대 수입과 보잉 항공기 100대 구매, 5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약속 등이 포함됐다.
이와 유사하게, 미국은 EU산 항공기, 목재, 의약품, 농산물 등의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반면 철강 제품에 대한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930억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준비 중이며, 회원국들은 25일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외교관들에 따르면, 다수 회원국이 ‘반강제 조치’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자국 산업계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는 일본에 낮은 관세 혜택을 제공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 생산 차량에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위원회 측은 “미국산 부품 비율이 높은 북미산 차량보다 미국산 부품이 거의 없는 일본산 차량에 더 낮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산업과 노동자 모두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일 협정 체결 소식에 아시아와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했으나, 미국 증시는 실적 부진 여파로 제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상승세는 유지해 나아가고 있다.
한편, 반도체와 철강 등 여러 제조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혼선으로 수익 악화와 공급망 차질, 소비 심리 위축을 호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대국이 시장 개방에 동의하지 않으면 관세를 낮추지 않겠다”며, 백악관은 이번 주 추가적인 무역협상을 위해 각국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은 8월 12일 무역합의 마감시한 연장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