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금 대기 9일
입금 대기 6일
23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 검증인(밸리데이터)의 출금 대기 물량이 약 51만9000개로 집계됐다. 현재 시세로 약 19억2000만달러(약 2조6600억원) 규모다. 이는 2024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출금까지 약 9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TH 스테이킹 수요는 여전히 높다. 현재 입금 대기 물량은 약 35만7000개로, 입금까지 약 6일이 걸리는 상황이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가장 긴 대기 시간이다.
이더리움은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운영되며, 검증인은 일정량의 ETH를 예치한 뒤 네트워크 보안 유지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검증인 입출금은 네트워크 안정성을 위해 하루 처리 가능한 수량에 제한이 있어, 대기열이 길어질 수 있다.
한편, 출금 대기 증가 배경에는 ETH 가격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움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초 이후 ETH 가격은 약 160% 상승했다. 스테이킹 서비스 업체 피그먼트의 공동 창업자 앤디 크롱크는 “가격이 오르면 스테이킹 해제와 매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기관이 수탁사 변경이나 지갑 구조 변경에 따라 대량 출금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4월 ETH가 1500~2000달러에 거래되던 시기, 신규 검증인 참여가 급증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애너그램의 데이비드 셔틀워스는 “이전부터 보유한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거나, ETH를 재무 운용 목적으로 옮기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 샤프링크 게이밍(SBET)과 비트마인(BMNR)은 지난 수주간 대규모 ETH를 매입해 검증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ETH를 현물로 투자에 활용하기 위해 스테이킹을 해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팔콘X의 현물 트레이딩 총괄 매슈 셰필드는 “ETH 기반 기업 투자 참여를 위해 기관 투자자들이 스테이킹을 해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샤프링크 게이밍은 지난 5월 말 ETH 중심 전략을 공식화한 뒤 약 13억달러(약 1조8100억원) 규모의 ETH를 확보해 이를 스테이킹 운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테이킹은 증권법 위반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관의 ETH 스테이킹 참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그먼트는 해당 발표 이후 기관 위임이 100% 넘게 증가했으며, 검증인 대기 시간은 36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