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16만개로 자산 불린 블록원
EOS 버리고 탄생한 불리시
美 SEC에 상장 서류 제출…티커는 ‘BLSH’
블록체인 프로젝트 이오스(EOS) 개발사 블록원이 세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Bullish)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CNBC는 불리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기업공개)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불리시는 지난 2025년 1분기까지 누적 거래액이 1조2500억달러(약 1737조5000억원)이며, 같은 분기 하루 평균 거래액은 25억달러(약 3조4750억원)였다. 1분기 비트코인 거래 규모는 1086억달러(약 150조8940억원)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불리시는 2018년 대규모 ICO(암호화폐 공개)를 진행했던 이오스(EOS)의 모회사 블록원이 후속 프로젝트로 출범시킨 거래소다. 블록원은 당시 42억달러(약 5조8400억원)를 모금하며 사상 최대 ICO 기록을 세웠고, 이후 이를 기반으로 2021년 7월 불리시를 공식 출범시켰다.
초기 투자금으로는 현금 1억달러(약 1390억원), 비트코인 16만개(당시 기준 약 97억달러), EOS 2000만개가 투입됐다. 여기에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 헤지펀드 매니저 앨런 하워드, 투자자 마이크 노보그라츠 등이 추가로 3억달러를 투자했다.
불리시는 처음부터 ‘합법성’과 ‘기관 친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코인베이스(Coinbase), 서클(Circle)과 유사한 방향을 지향하면서 테더 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실제 불리시 거래소 내 주요 스테이블코인 거래 페어는 대부분 USDC 기반이다.
출범 초기 불리시는 상장 지름길로 평가받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추진하며, 상장사인 파피크(Far Peak)와 25억달러 규모의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불리시의 기업가치는 90억달러로 평가됐다. 파피크의 전 CEO였던 토머스 팔리는 현재 불리시 CEO로, 그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하지만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장 절차는 난항을 겪었고, 2022년 양사 합병이 무산되며 불리시는 우회 상장에 실패했다. 이후 불리시는 아시아와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올해 초 홍콩에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독일 금융감독청(BaFin)으로부터도 관련 인가를 확보했다.
현재 불리시 직원 수는 약 260명이며, 절반 이상은 홍콩에 근무하고 있다. 나머지는 싱가포르, 미국, 지브롤터 등에 분포한다.
EOS와 관계
한편, 불리시의 등장은 EOS 커뮤니티와 블록원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블록원이 EOS를 통해 축적한 자금을 불리시로 전용하면서도 EOS와의 기술적·재정적 연계를 단절했기 때문이다. 이에 EOS 커뮤니티는 2021년 말 블록원의 관리 권한을 2022년에는 EOS 네트워크재단(ENF)이 블록원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들어 EOS는 프로젝트명을 ‘볼타(Vaulta)’로 변경하고, 토큰명도 EOS에서 ‘A’로 바꾸며, 블록원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단절했다.
블록원은 현재 민간 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총 16만 개를 보유 중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보다도 약 4만개 많은 수준이다. 1BTC당 11만7200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87억5200만달러(약 26조1030억원)에 달한다. 단순 시세 차익만 약 145억달러(약 20조1550억원)로 추정된다.
비트코인 보유 및 미국 국채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을 극대화한 블록원은, 과거 이오스 개발보다는 자산 보전에 집중한 경영 방침으로 비판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