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청사 25억달러 개보수 발언 두고 ‘허위 진술’ 주장
트럼프 행정부 연준 압박 지속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파월 경질 계획 없어”
미국 공화당 소속 애나 파울리나 루나 하원의원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의회 증언 중 위증 혐의로 법무부에 수사의뢰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나 의원은 지난 19일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파월 의장이 지난달 25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워싱턴 연준 본부 개보수와 관련해 두 차례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총 25억달러(약 3조4750억원)로 추산되며, 비용 증가와 관리 부실 논란으로 공화당 측 비판이 이어져왔다.
루나 의원은 파월 의장이 청문회에서 “귀빈 식당, 전용 엘리베이터 등 고급 사양이 추가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한 점과 “연준 본부는 1930년대 지어진 이후 본격적인 개보수가 없었다”고 말한 점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연준이 국가자본계획위원회(NCPC)에 제출한 자료와 1999~2003년 진행된 건물 보수 이력을 인용했다. 또 파월 의장이 지난 17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러셀 보트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준 측은 파월 의장이 증언에서 사실에 근거해 발언했다고 밝혔으며, 법무부는 현재까지 관련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개보수 프로젝트는 2017년 연준 이사회에서 승인됐으며, 내셔널몰 인근 100년 가까이 된 두 청사에 대한 전면 개보수를 포함하고 있다. 2023년 19억달러로 추산됐던 예산은 지하 깊은 구조물 공사와 고수위 지하수 문제로 인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의장과 연준은 지난 몇 주간 금리 동결 결정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비판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멍청이”, “느림보”, “정부 내 가장 해롭고 무능한 인물 중 하나”라고 지칭했고, 지난 16일에는 파월 해임설까지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 청사 개보수에 대한 행정조사를 진행 중이다.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연준 측 초청에 따라 건물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슨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의 역할과 성과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전직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연준 독립성 훼손은 경제 전반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원 공화당 대표 존 튠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도 “연준의 독립성 침해 시 금융시장에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으며,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을 100회 넘게 비판한 주택금융청(FHFA) 국장 빌 펄트의 SNS 행보를 “비정상적”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우리는 감세 법안으로 인한 재정 적자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