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인하할 인물 필요”
백악관 중심 연준 수장 인선 본격화
캐빈 하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셋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최종 후보군에 올려두고 백악관에서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선발 과정에 조언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베센트 본인이 지명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다크호스로 분류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동결 기조를 비판하며 금리를 인하할 성향의 인물을 연준 수장에 앉히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높은 금리는 미국의 부채 상환 비용을 수백조원 증가시킨다”고 주장하며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을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셋 역시 트럼프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이달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지난해 대선 전 금리를 인하했다가 올해는 관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다”며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셋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 10년간 트럼프 경제라인의 핵심으로 활동해왔다. 과거에는 밋 롬니 상원의원 등과 함께 전통적 보수 경제 노선을 걸었으나, 최근에는 관세, 금리, 세제 등 대부분의 주요 경제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작업에는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와 베센트 재무장관이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내부에서는 “대통령이 일단 마음을 정하면 신속히 움직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셋은 언론 인터뷰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셋은 백악관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두고 대통령과의 접점이 많은 반면, 또 다른 후보인 워시는 주로 캘리포니아 후버연구소와 뉴욕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트럼프는 2017년에도 워시를 면접했으나, “정책이 매파적이고 너무 어려 보인다”며 파월을 선택했다.
트럼프 진영은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의 인플레이션 위기는 이미 지나갔다”며, 앞으로는 연준이 행정부의 친성장 기조에 발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에게 가장 봉사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월 의장의 의장 임기는 내년 5월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까지다. 이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과거 연준 의장 대부분은 이사직도 함께 내려놓았다”며 “전임 의장이 잔류할 경우 시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연준 수장 교체가 미국 국채시장과 달러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