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안 부결로 표결 중단
GENIUS·CLARITY 법안 일정 재조정 불가피
CBDC 관련 이견, 공화당 일부 이탈
미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묶음 처리 형태로 표결에 부칠 예정이던 주요 암호화폐 법안들에 대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고 매체 더블록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절차안 표결이 무산되면서, ‘크립토 위크(Crypto Week)’로 불리던 법안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하원 언론사무국(House Press Gallery)에 따르면, 16일 예정됐던 절차안 표결은 추가 일정 없이 모두 철회됐다. 앞서 하원은 암호화폐 법안 표결을 위한 절차 표결에서 찬성 196표, 반대 223표로 부결됐으며, 공화당 의원들 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의회 보좌진은 표결 재시도를 예고했지만, 오후 일정은 결국 취소됐다.
표결 예정이던 주요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준을 규정한 ‘GENIUS(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법안’ △디지털 자산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는 ‘CLARITY(Digital Asset Market Clarity) 법안’ △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제한하는 법안 등이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원내대표는 “GENIUS법만 먼저 처리하자는 백악관과 상원의 요구가 있지만, 당내 일부는 모든 암호화폐 법안을 하나로 묶어 처리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공화당 내부 의견이 엇갈리며 절차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GENIUS 법안은 이미 상원을 통과했으며, 스테이블코인의 100% 미국 달러 등 고유동성 자산 담보화와 시가총액 500억달러 이상 발행자에 대한 연간 감사 의무, 외국계 발행자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을 이달 내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CLARITY 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 권한을 명확히 하고, 디지털 자산 기업에 소비자 정보 공시와 자산 분리보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절차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표결이 무산됐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칩 로이, 마이클 클라우드, 안나 폴리나 루나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린 의원은 GENIUS 법안에 CBDC 금지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과 수정안 제출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디지털 상공회의소의 코디 카르본 최고경영자(CEO)는 CBDC 금지 법안은 따로 존재하며, GENIUS 법안 통과가 오히려 민간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 CBDC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카르본 CEO는 “내일(현지시간으로 16일) 법안들이 다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며, “GENIUS 법안을 통과시켜야 미국이 다른 국가의 디지털 통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 통과를 위해 직접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하원은 당초 CLARITY 법안을 수요일, GENIUS 법안을 목요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