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기술 대기업 비자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기능을 실험하고, 관련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ERC-4337 표준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비자는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상에서의 고급 결제 기능 구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ERC-4337은 사용자가 스마트 계약 형태로 계정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더리움 표준으로, 기존 외부 소유 계정(EOA)과 계약 계정의 기능을 통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이중 인증, 가스 요금 대납, 월별 지출 한도 설정, 스마트폰 기반 거래 서명 등의 기능이 구현 가능하다.
비자는 이더리움 테스트넷인 Goerli를 활용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ERC-20 토큰으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 두 번째는 제3자가 거래 수수료를 전액 부담하는 구조였다. 이 실험에는 비자가 개발한 스마트 계약 ‘Paymaster’가 사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Paymaster는 사용자 계정 설정을 관리하고 거래를 맞춤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 비자는 이 접근 방식이 기존 이더리움 수수료 체계보다 유연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기능의 신뢰성과 실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거래 정보 풀 구축과 오라클 연동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험은 비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블록체인 기반 자동결제 구조 제안 이후 이뤄진 후속 조치로, 올해 2월에는 스테이블코인 USDC를 활용한 대규모 결제 실험도 진행한 바 있다.
비자는 이더리움의 계정 추상화 기능을 통해 향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상용 결제 서비스 확장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탐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