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은행 설립 추진
자산수탁·토큰화 증권 집중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발행사 서클이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국가 신탁은행 면허를 신청했다. 이달 초 상장 직후 약 180억달러(약 24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데 이어 제도권 금융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분 전 로이터에 따르면, 서클은 승인 시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 N.A.)’라는 이름의 신탁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해당 면허는 서클이 자체 준비금의 수탁기관 역할을 하며 기관 고객의 디지털 자산도 보관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전통적인 예금 수취나 대출 기능은 포함되지 않는다.
서클 최고경영자 제러미 알레어는 “서클은 오랜 기간 최고 수준의 신뢰, 투명성, 규제 준수를 지향해왔다”며 “이번 신탁은행 설립은 상장에 이어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현재 OCC로부터 이 같은 면허를 받은 디지털 자산 기업은 앵커리지 디지털이 유일하다. 서클이 발행하는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는 암호화폐 간 자금 이동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보유 준비금은 짧은 만기의 미 국채, 환매조건부채권, 현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자산들은 현재 BNY 멜론과 블랙록이 보관·운용하고 있다.
서클은 신탁은행을 통해 USDC 준비금을 직접 관리할 계획이며, 일부 준비금은 기존 대형 은행에 계속 보관할 예정이다. 알레어는 향후 커스터디 사업의 초점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전통 암호자산보다 증권이나 채권 등 실물자산의 토큰화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의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과 준비금 공개 의무를 명문화하는 법안을 여름 초까지 처리할 예정이다. 상원은 이달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고, 하원 통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전망이다.
알레어는 “지금은 초기 기술 수용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대중화 시점”이라며 “공개 기업으로서, 또 OCC의 신탁 인가를 받게 된다면 세계 유수 기관들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