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자, 주식 매도 가능해지자 차익 실현 나서
적은 유통 물량이 주가 급등락 부추긴 원인으로 꼽혀
최근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암호화폐를 대량으로 사들여 주목받았던 미국 상장사들의 주가가 하루아침에 급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에 일찍 투자했던 이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며 차익을 챙긴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6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샤프링크 게이밍과 유펙시의 주가는 지난 2주 사이 60% 넘게 폭락했다. 두 회사는 암호화폐 비축 계획을 발표하며 급등했던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두 회사가 활용한 독특한 자금 조달 방식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상장기업 사모투자(PIPE)’라는 방식으로 기관 투자자 등 소수에게 비공개로 주식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단 해당 주식은 특정 기간 팔 수 없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으로 이 주식들의 거래 제한이 풀리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수백 퍼센트 불어난 평가 차익을 현금화하기 위해 앞다퉈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샤프링크 초기 투자자들은 약 2주 만에 429%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유펙시의 브라이언 루딕 최고전략책임자는 이를 “단기 차익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팔기 위해 서두르는 ‘게임 이론’과 같은 심리가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락한 데에는 적은 유통 주식 수도 한몫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 수가 적으면, 적은 매수·매도세에도 가격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탭루트 위저즈의 공동 창업자 우디 워타이머는 “유통량이 적을 때 변동성이 커진다”며, 이번 사태를 대규모 잠금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며 가격이 하락하는 암호화폐의 ‘락업 해제’에 비유했다.
유펙시 측은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루딕은 주식 유통량이 늘어나면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샤프링크 이사회 의장인 조셉 루빈 역시 “이번 주식 매도는 일반적이고 표준적인 절차”라며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그레이스케일의 잭 팬들 리서치 총괄은 “이러한 기업의 주가는 회사가 보유한 암호화폐의 실제 가치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세와 직접 연동되는 투자를 원한다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더 적합한 선택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