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펀드 손실 2배 증가…글로벌 기술 스타트업 투자 타격
소프트뱅크의 기술 투자 부문인 비전펀드가 2022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동안 약 4조 3,000억 엔(약 42조 7,2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소프트뱅크 전체 비전펀드 투자 손실은 5조 2,800억 엔으로, 전년도 3조 4,300억 엔보다 크게 증가했다. 손실은 기술주 전반의 침체 속에서 발생했으며, 회계연도 기준 나스닥 100 지수가 11%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비전펀드는 민간 및 상장 기술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시장 평가 하향 조정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같은 분기 동안 소프트뱅크의 포트폴리오는 약 23억 달러에서 1조 3,800억 달러로 줄었다.
2022 회계연도 동안 소프트뱅크는 순손실 9,701억 4,000만 엔(약 9조 6,4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조 7,000억 엔에 비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손실이다.
SenseTime·GoTo·도어대시 등 투자 손실 확대
소프트뱅크는 일부 주요 투자 기업에서 미실현 손실을 입었다. 중국 인공지능 플랫폼 센스타임(SenseTime)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고투(GoTo)에서는 각각 16억 달러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으며, 미국 음식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에서도 약 8억 달러의 손실이 보고됐다.
투자 전략 전환…‘방어 모드’ 전환
소프트뱅크의 최고재무책임자 요시미쓰 고토는 현재 회사가 ‘방어 모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고토는 “2023년 시장 회복을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대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복이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초에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IPO 추진하는 Arm에 시장 주목
현재 시장의 관심은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의 미국 상장 준비에 집중되고 있다. Arm은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이며, 이는 영국 정부에 상징적인 타격을 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분석가들은 Arm의 결정이 영국 자본시장의 매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하며, 영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이 미국 시장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