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1만 달러 재도전
美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앞둬
기관 자금 유입이 가격 지지
비트코인이 11일 원화 시세 기준 1억5000만원 선을 상회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기관의 꾸준한 매수세가 가격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금일 장중 한때 11만 237달러까지 올랐으며, 이는 지난 한 주간 4.2% 상승한 수치로, 지난 5월 22일 기록했던 고점인 11만 1814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될 5월 CPI 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마켓워치 자료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5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져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장 전망은 아직 긍정적이다. 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1%로 보고 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BTC 마켓츠의 디지털자산 분석가인 레이첼 루카스는 “이번 랠리는 과거 주기보다 투기적 성격이 덜하고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기관 자본, ETF, 기업들의 예비 자금이 지속적인 매수 압력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카스는 최근 상승 모멘텀을 촉발한 5450만 달러(약 741억 원) 규모의 레버리지 롱 포지션을 지목하며, 10만 5500달러 선에서 강력한 지지선이 형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
실제로 기관들의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58만 2995개의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의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를 위해 54억 달러(약 7조 3440억 원)의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프랑스의 더 블록체인 그룹은 주주총회에서 100억 유로 조달을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계획이 통과됐다.
가상자산 ETF
ETF 시장에서도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운용자산(AUM)이 700억 달러(약 95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ETF 역시 15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며 총 8억 3750만 달러(약 1조 1390억 원)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 협상, 영국의 디지털자산 ETF 금지 해제, 홍콩과 체인링크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시범 사업 추진,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 등 거시적 신호들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번 상승 주기가 하락폭은 얕고 기관의 회복력은 강화되는 ‘슈퍼사이클’로 진화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분석가 루카스는 “그러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규제 기조의 변화, 유동성 부족,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다른 디지털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등이 상승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거나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할 경우, 국채의 매력도가 다시 높아져 디지털자산 가격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와이즈, 반에크 등은 지속적인 자금 유입과 거시 경제 여건 완화가 이어진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18만 달러에서 2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다가오는 일정
- 6월 11일 오후 9시 30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 6월 11일: 미국 상원 스테이블코인 법안 표결
- 6월 13일: 소비자신뢰지수 발표
- 6월 17일: 미국 소매판매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