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역할 이어 차기 의장 거론
공식 임명 절차는 시작되지 않아
워시·해셋·월러 등도 여전히 유력 후보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파월 후임자를 “조만간” 지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포함한 소수 후보군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베센트 장관도 새롭게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다.
베센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통상 전략, 세제 개편 및 규제 변경 등의 경제정책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미 워싱턴에서 최고의 자리를 맡고 있다”며 “누가 미국 경제와 국민에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는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례상 재무장관은 연준 의장 인선 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현재 베센트가 의장직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인선 과정에서 스스로를 배제할지는 불투명하다.
국제금융협회(IIF) 팀 애덤스 대표는 “글로벌 금융 시장이 베센트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시 당연한 후보”라며 “다크호스”라고 평가했다. 또 “워시도 좋은 선택지”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에 대해 “매우 높이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베센트는 미중 무역 협상 과정에서도 중심 역할을 맡아왔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캐비닛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자, 글로벌 자본시장에도 안정적인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며 지속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지난달 백악관 회동에서도 금리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연준은 2025년 현재 금리를 동결 중이며, 무역 관세 확대에 따른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 의장 후보는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며, 금융시장 독립성 보장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덤스는 베센트와 워시 모두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유지할 인물로 금융시장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역인 아서 래퍼는 “베센트는 훌륭하지만 이미 역할이 있다”며 “그의 전문 분야는 통화정책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워시가 가장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