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 매각 시도
포브스, 감시인 서한 인용 보도
“공개적 입장과 상반된 행보”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공언해왔지만, 정작 대통령 취임 직후 자신이 소유한 가상자산 사업 지분을 비밀리에 매각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10일, 트럼프 그룹을 감시하는 독립 감시인이 법원에 제출한 서한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다.
포브스의 댄 알렉산더 선임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그룹은 지난 1월 감시인단에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이라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연관된 법인 지분 일부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것이라고 알렸다. WLFI 프로젝트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열풍이 불며 총 5억 5000만 달러(약 7480억 원)가 넘는 토큰을 판매한 사업체다.
이에 대해 포보스는 WLFI의 지분 매각 추진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보여온 공개적인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최근 한 행사(비트코인 2025)에서 “우리 대통령은 가상자산 산업을 100% 지지한다”고 말하며 아버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강조한 바 있다고 한 것을 예시로 들었다.
포브스는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가격이나 규모, 매수자 신원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실제 거래 성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트럼프 그룹, 프로젝트 관계자 모두 입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취임 전날 4500만 달러(약 612억 원) 투자를 발표했던 가상자산 거물 저스틴 선 역시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그가 단순히 토큰을 사들인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측 법인 지분을 직접 인수한 것인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작년 9월 트럼프가 발표한 WLFI 프로젝트는 사업 계획상 토큰 판매 수익금의 75%를 트럼프 측 회사가 가져가는 구조로 설계됐다. 대선 승리 이후 투자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며 막대한 자금이 몰렸다.
포브스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는 가상자산의 든든한 후원자임을 자처하면서도, 이면에서는 수익 실현을 위해 “매각할 좋은 기회”를 찾은 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