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효율부 직책 사임 후 트럼프 법안 비판
재정적자·감세 연장 두고 공화당내도 의견 충돌
일론 마스크가 4일 X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공개 비판하며 갈등이 표면화됐다.
마스크는 지난 5월 30일 트럼프 정부의 ‘정부 효율성 부서(DOGE)’ 특별직을 공식 사임한 지 닷새 만인 6월 3일, 엑스(X) 플랫폼에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사익으로 가득 찬 이 법안은 역겹고 재앙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지지한 의원들은 스스로 수치스러워해야 한다”며 “미국 재정적자를 2조5000억달러(약 3450조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마스크의 비판에 대해 “대통령은 이미 그의 입장을 알고 있었으며, 법안 추진에 변함은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 측은 “이 법안은 여전히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법안’이라 강조해온 ‘원 빅 뷰티풀 빌’ 법안은 정부 예산·세제·국방·환경 정책을 아우르는 대규모 종합 입법으로, 트럼프 행정부 재정정책의 핵심이다. 2017년 도입된 감세 정책을 연장하고, 국경 단속 및 국방비 확대, 연방 차원의 불법체류자 추방 예산이 포함됐다. 또한 부채 한도를 4조달러(약 5520조원)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담겼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켄터키주 랜드 폴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이를 지지하면 부채 책임을 떠안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법안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존 튠은 “DOGE에서의 마스크 역할은 존중하지만, 이번 사안에선 견해가 다르다”고 말했다.
마스크의 이례적 반발은 트럼프 측이 그의 측근 자레드 아이잭먼의 미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도 짙다. 양측은 오랜 기간 친분을 과시해 왔으나, 이번 공개 비판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번 법안은 하원에서 간신히 통과된 상태며, 현재 상원에서 심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 최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공화당 내 이견과 재정적 우려로 최종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마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들을 위해 약 2억9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비판이 정책적 손익을 따진 ‘정치적 견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I’m sorry, but I just can’t stand it anymore.
— Elon Musk (@elonmusk) June 3, 2025
This massive, outrageous, pork-filled Congressional spending bill is a disgusting abomination.
Shame on those who voted for it: you know you did wrong. You know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