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에 영감 받아
폴란드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에 부정적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보수 성향의 역사학자 카롤 나브로츠키가 50.89%의 득표율로 자유주의 성향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3일 크립토뉴스가 보도했다. 폴란드 국가선거위원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나브로츠키는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성장 지지 입장을 밝혀온 인물로, 향후 정책 방향에 가상자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브로츠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에 정치적 영감을 받아온 인물로, 가상자산에 대해 “규제보다는 혁신의 출발지로 만들고 싶다”고 발언해 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정책과 유사한 국가 차원의 가상자산 보유 전략 도입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025년 3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몰수된 가상자산을 활용한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도입을 발표한 바 있으며,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도 유사한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비록 나브로츠키가 개인적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산업 성장 촉진을 위한 비규제·친성장 기조는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폴란드의 정치인이자 경제학자로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운 슬라보미르 멘첸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며 자유주의·국가주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대통령의 권한이 제한적인 폴란드 정치 구조상 직접적인 정책 실행은 총리 및 의회에 달려 있지만, 보수 진영과의 정치적 연대를 통해 가상자산 산업 관련 논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폴란드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을 외환보유고로 추가하는 방안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중앙은행 총재 아담 글라핀스키는 기자회견에서 “보유자산은 절대적으로 안전해야 하며, 비트코인은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폴란드는 금, 달러, 유로 등 전통적 자산을 중심으로 보유고를 운용하고 있다.
정책 방향이 비트코인 직접 보유로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헤지, 외환보유고 다변화, 지정학적 전략 수단 등의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도입한 일부 국가들과 유사한 행보가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스타트업 및 블록체인 개발지구 육성, 세제나 규제 혜택 등의 산업 지원 조치가 우선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지방정부나 의회 차원의 디지털 자산 채택 및 블록체인 기업과의 협력 논의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나브로츠키는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전략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적 모멘텀과 이념적 연대, 글로벌 선례를 고려할 때 관련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럽 주요국이 신중한 디지털 자산 규제 방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는 엘살바도르, 스위스 등과 같이 독자 노선을 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폴란드의 가상자산 보유율은 글로벌 평균에 비해 낮지만, 청년층과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향후 나브로츠키 행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 산업 정책 방향, 멘첸과의 협력 여부 등에 따라 폴란드가 중앙유럽의 대표적 가상자산 우호 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