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시베리아 공군기지 타격
러시아, 드론 472기 대규모 공습
이틀 만에 450㎢ 점령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이스탄불에서 예정된 평화회담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전과 전략 공군기지 폭격 등으로 전면 충돌을 벌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러시아 브랸스크 지역에서는 고속도로 다리가 폭발로 붕괴돼 모스크바행 여객열차 위로 떨어졌으며, 최소 7명이 사망하고 69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공군기지에 장거리 드론을 투입해 핵 탑재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SBU는 ‘거미줄 작전(Operation Spider’s Web)’이라는 이름의 이번 공격이 1년 반 이상 계획됐으며, 나무 창고 지붕에 폭탄 드론을 숨긴 뒤 군용기지 주변까지 트럭으로 운송했다고 설명했다.
SBU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러시아 전략 폭격기 41기가 파괴됐으며, 손실액은 70억달러(약 9조6600억원)로 추산된다. 또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전략기 보유량의 34%가 손실됐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7기의 드론이 투입된 독자적 장거리 작전”이라며 이를 “압도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5개 지역에 걸쳐 군용 공항을 노린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 중 북부 무르만스크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지역에서 일부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했으나 진화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472기의 드론을 밤사이 우크라이나로 발사했으며, 이는 전쟁 이후 최다 규모다. 미사일도 7기가 추가 발사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내 진격을 계속하며 이틀 간 450㎢의 영토를 점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6개월 중 가장 빠른 속도의 진군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프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두 번째 평화회담에 참석한다고 확인했다. 첫 회담에서는 대규모 포로 교환이 이뤄졌으나, 종전 조건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에 평화를 강력히 촉구하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유럽국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전담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특사 키스 켈로그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각각의 평화 조건을 담은 문서를 제시할 예정이나, 협상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러시아 협상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정식 제안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전망을 논의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8년간 동부에서 이어진 친러 반군과의 내전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양측 사상자는 120만명을 넘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전쟁을 즉시 종료하기 위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지역에서의 철군을 제시한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제안서에는 ▲전후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제한 금지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국제적 영토 인정 불가 ▲러시아의 배상 책임 명시 ▲현재 전선이 영토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