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72.50달러·WTI 68.62달러…3일간 9% 이상 급락 여파 여전
4일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주요 소비국의 수요 둔화 우려로 최근 3일간 기록한 9% 이상의 하락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브렌트유 6월물 선물은 배럴당 72.50달러로 전장 대비 17센트(0.2%) 상승했으나, 지난 금요일 이후 9% 이상 하락했으며, 1일에는 배럴당 71.28달러까지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센트 오른 배럴당 68.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번 주 수요일까지 거의 11% 하락했으며, 1일에는 63.64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제조업 성장 둔화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약세를 보이면서 향후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미국은 지난주 수요일 기준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서비스 부문에서 나타난 일부 긍정적 지표와 함께, 이달부터 시작된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가 공급 측면에서 유가를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ANDA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수급에 대한 부정적 재료가 대부분 반영되면서 유가가 일정 부분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은행권 불안과 부채한도 협상 지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3월 이후 이미 미국 내에서 세 번째 은행이 파산한 상황도 전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편, OPEC과 러시아를 포함한 OPEC+는 이달 초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들어갔으며, 이는 향후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야는 “OPEC+가 감산 이행을 실제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더 큰 감산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5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ECB는 7회 연속 금리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긴축 지속 여부가 유가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중국 민간 부문 조사에서 4월 제조업 활동이 예상 외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수 부진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세계 경제와 수급 불균형이 유가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