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T, 비트코인 보유 선언
크립토닷컴 수탁·ETF 협력 부각
지분 희석 따른 지배력 약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 티커 DJT)이 25억달러(약 3조425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금고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TMTG는 27일(현지시간) 보통주 15억달러, 무이자 전환 사채 10억달러 등 총 25억달러를 사모 방식으로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에는 약 50개 기관이 참여하며, 거래는 5월 29일 전후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비트코인 수탁은 크립토닷컴과 앵커리지디지털이 맡고, 요크빌시큐리티스와 클리어스트리트가 주관사로 참여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하워드 루트닉이 자문을 담당했다.
TMTG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 개막을 앞두고 해당 계획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부통령 JD 밴스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백악관 암호화폐 고문 데이비드 색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회장 마이클 세일러 등이 참석했다.
TMTG는 비트코인 투자 목적을 “장기적인 가치 저장수단”으로 설명하며, 향후 트루스 소셜과 트루스+의 결제 기능 및 실용 토큰 도입 등 서비스 확장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립토닷컴과의 협력 확대
수탁 기관으로 참여한 크립토닷컴은 트럼프 진영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TMTG는 지난 3월 크립토닷컴과 협력해 비트코인 및 크로노스를 포함한 ETF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해당 ETF는 현재 규제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크립토닷컴은 2024년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웰스통지를 받은 뒤 소송을 제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친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를 SEC 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이후 소송을 취하했다. SEC는 올해 3월 해당 조사를 종결하고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크립토닷컴은 워싱턴DC에 신규 사무소를 열고 백악관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크립토닷컴은 싱가포르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로 미국 지역 본사는 텍사스에 위치해 있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행보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및 가족 기업 차원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버지니아 골프장에서 암호화폐 ‘TRUMP’ 보유자를 대상으로 만찬을 개최했으며, 에릭 트럼프가 공동 설립한 아메리칸비트코인은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트럼프 가문이 대주주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아랍에미리트 정부로부터 20억달러(약 2조74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TMTG는 이번 비트코인 금고 조성에 대해 “금융 자유의 최상급 도구로서 비트코인이 금융기관의 차별에 대응할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재무 전략과 유사한 접근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지배력 약화 가능성도
배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TMTG의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 계획으로 인해 TMTG 지분 희석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확보를 위해 신주 발행을 통한 사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유 지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기존 사업 전략의 포기와 다름없는 결정으로 보고 있다.
한편 TMTG 주가는 27일 정규장에서 11% 가까이 급락해 3월 1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애프터마켓에서 2.88%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