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관세 연기, 시장 우려 완화
비트코인 11만달러 재도전
미 선물지수 일제히 상승
HYPE 코인, 사상 최고치…CMC 기준 시총 11위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오는 7월 9일로 연기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11만달러 선에 재차 접근하고 있다. 무역 긴장 완화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낙관적 심리가 확대됐다.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무역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6월 1일부터 관세율을 50%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26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 협상 기간 연장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관세 발효 시점이 7월로 미뤄지면서 시장은 단기적 안도감을 보였다. 미국 증시 선물지수가 일제히 상승했고, 나스닥100 선물은 1.2% 올랐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약 한 달 반 동안 진행될 미-EU 간 무역 협상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국채 신용등급 하락에도 비트코인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채권 금리가 급등하고,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위험 회피 수단으로 선택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26일 디크립트에 따르면, 암호화폐 펀드 운용사 머클트리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 라이언 맥밀린은 “최근 글로벌 유동성(M2) 확대와 함께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트코인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며 “수개월 안에 12만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매크로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재정 부담 확대와 맞물리고 있다. 총 국가부채는 36조8,000억달러(약 5경원)를 넘었고, 2025년 기준 이자 지출만 9,520억달러(약 1,30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으나, 연방준비제도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완화적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기준 미국 주식 비중을 축소한 기관 투자자는 38%로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꾸준한 자금이 유입되며 운용자산 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기관은 비트코인을 고수익 자산이 아닌,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채권 금리 상승은 위험 자산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주식과 비트코인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법정 통화 기반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고, 비트코인이 예측 가능성과 분산성을 갖춘 대체 통화 시스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 대규모 거래 활동에 HYPE 강세
분산형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유명 트레이더 제임스 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연이은 대규모 포지션 전환으로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윈은 지난 24일 약 12억5,000만달러(약 1조7,125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롱 포지션을 종료한 데 이어, 25일에는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를 초과하는 숏 포지션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약 1,750만달러(약 239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정보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윈의 하이퍼리퀴드 상 총 누적 수익은 4,000만달러(약 548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유명 트레이더 유진(비둘기)은 특정 트레이더의 이 같은 대규모 포지션 전환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외부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해당 거래 이후 하이퍼리퀴드 플랫폼의 미결제 약정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플랫폼의 네이티브 토큰인 HYPE는 11% 이상 상승하며 일시적으로 3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 분석업체 룩온체인은 지난 2일간 2,700만달러(약 370억원) 이상의 자금이 HYPE에 유입됐다고 밝혔다. 코인쿠는 대형 투자자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HYPE의 강세 사이클을 이끌고 있으며,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퍼리퀴드는 고전적인 분산형 거래소 구조의 한계를 보완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수익의 약 97%가 HYPE 보유자에게 분배되는 구조가 투자 유인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 Ansem은 2021년 초 솔라나(SOL)의 시세 흐름과 2025년 HYPE의 움직임 사이 유사점을 언급하며, HYPE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